르포 - 허브릿츠 사진전
르포 - 허브릿츠 사진전
  • 최태선 기자
  • 승인 2016.03.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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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들의 친구, 허브릿츠 한국에 오다
허브릿츠(1952-2002)는 양성애자로서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했다. 남성에게는 섹시함을 여성에게는 강인함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런 노력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회장에 3개의 섹션으로 나눠 전시돼있다.
첫 번째 섹션인 ‘할리우드 시대’에서는 1970~80년대 스타들의 전성기와 이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허브릿츠의 작품들과 함께 공개된다. 앞에서 언급했던 할리우드의 유명인사 외에도 유명 트럼펫 연주자 디지 길레스피의 습관 순간포착 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평화로운 모습, 소련 초대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바쁜 업무 중 사진 등 세계의 여러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섹션이다.
그다음 ‘패션’섹션에서는 기존의 패션을 결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했던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는 옷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피부의 질감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데에 더 집중했다. 또한 크리스티,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포드와 같은 당대 최고의 슈퍼 모델들과 작업하며 각자의 대상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누드’섹션에서는 자연의 빛과 모래, 물 등의 질감을 인체와 조화시킨 누드 사진들을 선보인다. 특히 남성의 나체는 허브릿츠의 주요 주제로 조각상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성별과 외모, 성적취향 등 모든 경계를 넘은 포스트 모더니즘 철학을 반영한 누드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 담당자 중 한사람인 허은아 코디네이터는 포항공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허브릿츠는 미국 내에서 패션사진 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가치를 몰라주는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말했고, “허브릿츠는 70,80년대 기존의 사진작가와는 달리 기존의 성에 대한 구분을 짓지 않는다. 그는 양성애자로서 핸디캡일 수 있는 부분을 사진 작품에서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라고 허브릿츠를 평가했다.
또한 허브릿츠 사진전 도슨트(전시물을 비롯해 작가 등에 대한 설명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사람) 김민선 씨는 “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패션잡지를 즐겨본다. 그런데 허브릿츠가 촬영한 상업지의 표지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촬영되고 있는 화보사진들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1980년대 할리우드 배우들 중 많은 모델들이 부모님 세대가 친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대학생들에게 더욱 즐겁게 관람하는 방법을 추천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