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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C의 활성화가 가져올 변화
[369호] 2016년 02월 19일 (금) . .
 세계적으로 대학 교육에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MOOC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 따라 기존의 교육개념을 뛰어넘어 수강생 수의 제한 없이 (massive)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open) 참여하는 대학 수준의 교육이 가능하리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MOOC의 출현은 기술 발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교육민주화’라는 정치사회적 요구가 기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 대통령선거의 예선전이 시작된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그가 제기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대학교육의 비용 문제이다.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비용은 이미 날로 쇠퇴하는 중산층 가정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고, 많은 수의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 상당한 빚을 짊어지게 된다. 대학교육의 비용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논제가 된 지 이미 오래이다. 또한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대학교육의 기회가 원천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MOOC가 인터넷이 연결되기만 하면 누구라도 비용 없이 또는 적은 비용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교육민주화’를 실현할 이상적인 방법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MOOC는 교육민주화와는 반대 개념이라 할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적 측면을 또한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거래되는 공업적 제품들처럼 교육을 상품화하고 대량소비를 겨냥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가능성이다. MOOC가 가장 활발한 미국을 살펴보면 이 두 가지 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각각 출발한 edX와  Coursera가 대표적인 플랫폼이 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Coursera는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사업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비디오강의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다. 이에 반해 하바드대학과 MIT가 주도하는 edX는 비영리를 표방하며 학생 각자의 필요에 따른 개인별 학습에 중심을 두고 있다.
대학은 약 천 년 전 중세의 유럽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지칭하는 라틴어 universitas는 “one community for teachers and students”를 뜻하고, 이러한 의미 속에 포함된바 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롭게 배우고 가르친다는 대학의 본질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지난 천 년의 세월이 인류에게 가져온 커다란 변화를 생각해 볼 때, 대학의 본질이 긴 세월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강건하게 세월을 이겨온 대학도 massive와 open을 내세우는 MOOC의 출현으로 대학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질문은 MOOC에 내재하는 파괴적 혁신성에 기인하며, 특히 MOOC가 갖는 함의와 대척점에 있는 특수하게 선발된 소수에 대한 정예교육을 지향하는 사립대학인 포스텍에게는 더욱 무게 있게 다가온다. 포스텍은 universitas라는 대학의 본질에 충실히 봉사해 온 조직이지만 시대의 흐름이 요구하는 질문에 마주 서서 미리 준비하여야 한다. 이런 거시적인 질문 외에도 MOOC의 활성화는 연구중심대학인 우리대학의 교육방법 자체에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없을까’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대학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칼텍(Caltech)의 MOOC에 대한 정책도 관심거리이다. 칼텍은 MOOC을 선도하는 대학은 아니지만 그들 고유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열리는 교육의 장을 이용하여 그 영향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칼텍은 소수의 재능 있는 이공계 인재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수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교육을 자신들의 고유한 특성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MOOC에서도 질적인 측면에서의 타협을 배제하고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MOOC를 매개체로 하여 물리적인 캠퍼스를 뛰어넘는 수준 높은 사이버캠퍼스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우리대학도 MOOC에 관한 정책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정부가 주도하는 K-MOOC에 참여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 K-MOOC는 어떤 통일적인 전략하에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기보다는 한국의 인지도 있는 대학들에서 행해지는 강의를 사이버 공간에 제공함으로써 참여를 확장하는 단계이다.  각 대학의 독특한 교육 특성에 의한 차별화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포스텍 MOOC(P-MOOC)의 방향이나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대학은 연구중심대학이다.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대학의 정체성에 기반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앞서서 복잡한 현상 속에서 문제 자체를 발굴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다양한 데모나 시뮬레이션, 현장사례 접속 등이 용이하고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사이버 상의 특징을 부각시킨다면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지식전달식 교육을 피하고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를 찾게 하는 교육이 P-MOOC를 통해 가능하리라 본다. P-MOOC와 강의실 수업이 병행된다면 교수와 학생이 공유하고 나누는 과학적 탐구와 사색이 물리적인 강의실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까지로 넓혀지는 셈이다. P-MOOC는 우리대학의 교육 홍보 차원을 넘어서서 고유의 교육을 확장시키고 경험케 하는 공간이며, 개별 교과목의 특징을 넘어서서 교육의 일관성 있는 특징이 드러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대학이 P-MOOC를 통해 배움을 나누고 지식을 창출하는 우리 고유의 교육모형을 제시한다면 MOOC 자체의 파괴적 혁신성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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