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POSTECH, The Global Future’
‘Next POSTECH, The Global Future’
  • 현석진/ 총동문회장
  • 승인 2016.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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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를 맞이하는 포스텍 구성원들이라면 누구나 ‘개교 30주년’을 거론치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침 '응답하라 1988'과 같은, 그 시대의 정서를 반추할 수 있는 드라마의 도움도 받아 잠시 30년 전의 우리를 돌아보는 것도 훨씬 편해진 것 같습니다.)
포스텍의 개교 초창기, 1980년대 후반은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약동하던 시기였습니다. 실질 GDP 경제성장률은 12%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며, ‘3저(低) 시대’로 인해 물가 안정과 국제수지 흑자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고, 막 인구 4천만 명을 돌파한 국민경제는 본격적으로 내수와 분배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뤄내기 시작하여 소득의 증대와 시민의식의 성숙이 발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우리가 따라잡아야 할 타깃은 명확했으며,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각 분야에서 솔선수범하며 영감을 주었던 리더들이 존재하였고, 젊고 진취적인 생산 가능 인력들 역시 각 분야에서 저마다의 무용담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가히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던 시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던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창학된 포스텍 역시 우리나라 지성사에 있어 실로 ‘전례가 없던’ 기적을 창출하였습니다. 이는 50년 전 포항 모래사장에 ‘일관 제철소’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해내었던 ‘시대적 소명’에 비견할만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한 나라를 일으켜 세웠던 그 시대의 아버지들이 이제는 자식 세대들의 미래를 준비하여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교육 시스템과 R&D 인프라를 포항이라는 ‘기적의 땅’에 구축하였으며, 젊고 패기만만했던 재단과 교수, 직원, 학생 들은 합심하여 아키텍트 & 빌더(architect & builder)’로서의 임무를 30년 역사를 통해 완수해 내었습니다. 그야말로 ‘천(天), 지(地), 인(人), 삼위일체의 기적’이라 부른다 한들, 누가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다시 2016년, 우리가 과거의 추억만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는 없듯이, 우리는 이제 우리에게 부여된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새로운 미션을 직시하여야만 합니다. 앞으로의 우리나라 경제가 혼돈과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생각될수록, 우리 포스테키안이 창출해내어야 할 ‘새로운 R&D 및 교육, 기술과 창업의 패러다임’은 절체절명의 시대적 사명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었던 포항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지적 교류와 융합의 메카’로 트랜스폼시켜야 합니다. 우리 포스텍 전체 구성원들은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새로운 동력’( 좀 더 공개되며 확장된 재단, 새로운 인사이트와 연구역량으로 무장한 신진 교원,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사명감 넘치는 직원, 창의적 비전과 협업 스타일을 겸비한 학생, 리더십과 네트워크 역량을 겸비한 동문 등 )을 지난 세기의 경륜과 지적 토대(intellectual heritage) 위에 장착해내어야 합니다.
‘개교 30주년’의 의미가 단순히 이를 기념하는 일련의 이벤트와 행사에 있지 않고, 포스텍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고 정리해내는 활동과 앞으로의 30년을 위한 새로운 모색과 공론의 장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