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3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인터뷰 연재 3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6.01.01 2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

본인 및 회사 소개
작년에 창업한 부크크의 이사를 맡고 있는 물리학과 09학번 권정민이다. 부크크는 작가 꿈나무들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쉽고 빠르게 무료로 출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출판은 ‘베스트셀러 전략’을 따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책들은 출판하기 어려웠다. 부크크는 작가가 제공하는 기본 서식을 토대로 책을 쓰고 편집해서 등록하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인쇄하고 배송하여 재고가 없어 출판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줄여준다.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창업 동기
3학년을 마치고 군 복무를 하는 중에  부크크 대표님을 만난 인연으로 작년에 창업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 적정기술에 관심을 두게 됐다. 군 복무를 공익근무로 하면서 남는 시간에 적정기술 관련 세미나나 포럼, 아카데미를 다녔다, 적정기술은 현지에서 지속 가능한 기술이다. ‘적정기술과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적정기술의 핵심인 지속 가능성이 비즈니스와 비슷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전까지 비즈니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마침 같이 공익근무를 했던 대표님으로부터 사업이나 서비스 관련 이야기를 듣고 장사에 대해 좋은 관점을 알게 되어 기회가 된다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부크크의 모델은 대표님의 생각이었는데 한국출판시장에서 소외된 작가들이 출판할 수 있게 되는 서비스라는 게 적정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관점을 가진 것이었다. 글을 쓴다는 관점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것에서 부크크의 비전을 보았고 같이 창업하게 됐다.

창업 과정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국가지원금을 받으며 시작했다. 서비스를 처음부터 구축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무작정 부딪치며 배웠다. 먼저 사이트는 외주에 맡겼고, 한 권만이라도 인쇄해줄 인쇄소를 찾아야 했다. 기적적으로 조건에 맞는 인쇄소를 찾았고, 인쇄소 사장님으로부터는 인쇄를 통한 출판에 대해 배웠다. 전시회를 다니면서 관련 업계 사람들도 만나고, 문학동네 과장님을 만나 문학동네는 어떻게 하는지 들어보면서 조금씩 출판을 알아갔다. 출판에서 다루는 툴을 책 읽고 공부하면서 부크크에 알맞은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직원은 아는 사람, 소개받은 사람을 처음에 채용하고 이후에 로켓펀치 같은 스타트업 채용공고 사이트를 통해 뽑았다.
보통 스타트업은 포션을 키워 투자를 받고 더 키워 투자를 받는 식으로 많이 하는데, 부크크는 수익을 통한 자립이 서비스를 안정시키고 출판업계는 크게 평가받지 못해 지원을 잘 받지 못하므로 매출을 만들어 서비스를 키우도록 해준다는 생각에서, 초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을 일찍 얻으려 했다. 이에 기존 출판계의 방식이 아니라 부크크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게 됐다.

부크크, 앞으로의 방향
사업 초창기에는 웹 소설 작가들에게 주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이는 지속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문서적의 경우 팔리기는 하지만 너무 적은 수만 판매되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두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옛날에는 책이란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요즘은 짧은 감성 글이라도 공감만 가면 책으로 소장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글을 모아 책을 발행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작가가 부크크를 통해 책의 후기를 볼 수 있어 독자와 작가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창업 과정에서 포항공대생의 장단점
기본부터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배경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상대에게도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이 항상 나와 같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게다가 기본부터 공부하지 않고 선입견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못 듣는다. 예를 들어 청년창업사관학교 100팀 중 서비스 오픈을 못 한 곳이 많다. 대부분 자기가 만족할 정도의 서비스를 만들어 오픈하려는 생각을 하다 멈추고 말았다. 비즈니스에서는 자신보다 고객이 더 정확하다. 기본부터 공부하듯 가장 단순한 부분부터 듣는 자세를 공대의 공부법에서 배웠다.
기본적으로 아이디어가 나오는 곳에 공대생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대생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고, 배운 지식으로 뭔가를 실현할 수 있게 되면 스스로의 삶에 동기부여가 된다.

예비창업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항상 사람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제일 불안하다. 나의 경우, 현재 휴학 중이라서 복학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복학하면 이미 늦었을까, 부크크에 남아있겠다고 생각하니 졸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다만 불안함이 없어질 수 없어도, 생각보다 길은 많다. 또 현재 안정되어 보이는 길이라도 안 좋을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하게 경험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과 여유를 가지라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