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2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인터뷰 연재 2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 김휘 기자
  • 승인 2015.12.02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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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플랫폼 - RISE 기강현 대표
본인 및 회사 소개
동아리 Power-On의 회장을 맡고 있는 기계공학과 13학번 기강현이다. 올해 3월 창업한 회사 RISE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RISE는 명령어와 센서를 연결하는 일종의 프로세서에 대한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공급하고 교육도 하는 회사다. 교육은 중고생뿐만 아니라 대학교 Lab이나 일반인들도 대상으로 한다. 최근에는 회사 내에서 X-Inventor라는 프로젝트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전문지식이 거의 없어도 블록들의 조합으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DIY(Do It Yourself), 메이커 문화(Maker Culture; 제작자와 사용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창작자들 간의 피드백이 활발한 문화)가 주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데, 2020년에는 IoT 시장의 규모가 7 trillion USD(약 8,100조 원) 정도가 되고 DIY 분야가 그중 1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적지 않은 크기로 성장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나 어려움은.
공학자는 사회의 변화에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하므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전공서적을 들여다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으로 Power-On 활동을 하고, 로봇융합포럼에 참가하는 등 식견을 넓혔다. 열심히 발로 뛰던 내게 좋은 제안이 들어왔다. 포항 동지고(高)에서 “아두이노(Arduino; 개발 경험이 적은 사람을 위해 개발된 개발 플랫폼)와 같은 편리한 프로세서를 가르칠 커리큘럼을 짜 달라”라고 요청한 것이다. 나는 2년간의 커리큘럼을 짜서 공급했다. 반응이 꽤 성공적이었고, 포항이라는 지역 단위를 넘어설 수 있을 만큼 개발 가능성이 충분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을 해 RISE를 만들었다.
창업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세법, 노동법에 관한 문제였다. 회사를 세우는 데 고려해야 하는 법 조항과 제약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었다. 잘 조직된 회사를 만들기 위해 팀원은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창업 과정에서 포항공대생으로서 가질 수 있었던 장점 혹은 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동료로 삼을 만한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 창업보육센터와 APGC-Lab의 도움 등으로 인해 자금, 자재 등의 지원에 있어 큰 이점을 가진다는 것, 지방에 있는 공과대학이라 지역 쿼터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학부생이지만 우리대학 학생이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창업 관련 도움을 얻기 위해 사람을 만나거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매번 포항에서 서울까지 먼 거리를 오가야 한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다른 창업자들과 달리 휴학하지 않은 점이 흥미롭다. 학업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
수업에서 배우는 것 중 실제로 회사 일에 도움이 되는 과목들도 있다. 회사에서 내가 잘 아는 아이템을 다루기 때문에 회사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교수님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적은 학점을 신청하기는 했지만 휴학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선은 휴학 없이 학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대학에서 연구 참여를 해 보고 싶기도 하다. 자율적인 프로젝트와 연구를 인정받을 수 있는 Lab에 들어가고 싶다. 박사과정까지 밟을 생각이다.

창업과 운영에 도움이 되었던 특별한 경험이나, 도움이 되었던 사람이 있다면?
로봇융합포럼을 갔을 때, 나 홀로 대학생인 것을 깨달았다. 중소기업에서는 임원 이상급, 대기업에서는 상무 이상급의 전문가들만이 오는 자리였다. 위축되기도 했지만,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결심하고, 포럼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시던 한국로봇진흥원장께 자기소개를 하고 도움을 요청했더니 정말 고맙게도 그분이 여러 사람에게 나를 소개해 주시더라. 젊은 패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길로 가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좋겠다. 입시를 준비하던 때처럼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걱정하면서 살기에는 우리 행복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