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비정규직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비정규직
  • 최태선 기자
  • 승인 2015.12.02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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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동일한 시간에 같은 일을 하면서 임금은 다른 사람들의 절반밖에 못 받는다. 4대 보험의 혜택은 바라지도 않는다.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퇴직금과 상여금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 씨는 우리나라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의 32.0%가 비정규직이다. 그중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의, 청년층보다는 청소년과 장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더 높다.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39.9%로 남성의 1.5배이고, 미성년자와 60세 이상의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69.5%, 68.7%로 청년층의 비율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비정규직 중에서도 전체의 50.3%는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노동자이다.
비정규직의 4대 보험과 상여 및 퇴직금을 정규직과 비교해보면 정규직의 경우 △고용보험 95.4% △건강보험 97.8% △국민연금 97.6% △산재보험 97.7% △상여금 69.4% △퇴직금 93.1%로 평균 4대 보험의 가입률은 95%이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은 △고용보험 63.0% △건강보험 51.2% △국민연금 48.2% △산재보험 96.5% △상여금 23.8% △퇴직금 45.1%로 전체 비정규직의 40%가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이들은 직장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도 자기 돈으로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실업자가 되어서도 실업 수당을 받을 수 없으며,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임금에서도 드러난다. 2000년,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84만 원이고 정규직은 157만 원이었다. 임금격차는 조금씩 커졌고, 2013년에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평균임금 격차는 73만원에서 143만원이 됐다.
비정규직은 대우, 복지 그리고 임금 모든 면에서 상대적인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개인적인 불평등이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이 불안해지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화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기업에서 비정규직 제도를 노동자들의 통제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노동자들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할하여 그들의 작업복을 달리하거나 서로 다른 명찰을 착용시킴으로써 외관상의 구분을 짓는다. 또한, 기업들은 더욱 위험한 일, 바쁜 일, 어려운 일들을 비정규직에 맡기고 휴게실, 통근버스 등의 혜택은 정규직에만 제공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뚜렷한 차이는 두 집단 간의 협력을 방해하고 서로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는데 기업은 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해 노동자들을 통제한다.
비정규직은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다. 바로 다음 해 통과된, 정리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정리해고제’와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는 ‘근로자파견제’ 그리고 그 밖의 비정규직 채용 제한을 없애는 법안들은 비정규직 채용의 급증에 한몫했다. 기업이 노동자의 고용과 해고 등을 더욱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대다수 기업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신규 채용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계속해서 시행한 결과,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의 비정규직 평균 비율인 27%보다 훨씬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이게 됐다.
비정규직의 높은 비율은 국가 경제 기반의 약화 및 개인의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기업은 회사의 이윤 창출을 위해 비정규직의 비율을 꾸준히 높여가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개인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비정규직의 비율을 제한하거나 정규직 중심의 채용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해야하는 과제임에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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