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호 ‘1,000만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기사를 읽고
366호 ‘1,000만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기사를 읽고
  • 박도원 / 수학 13
  • 승인 2015.12.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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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영화 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최신 영화부터 일반 영화관에선 개봉하지 않는 독립영화 그리고 흑백 화면의 고전 영화들까지, 다양한 분야와 시대의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 필자의 취미다. 그리고 필자가 느끼기에 이제 영화 보기는 전 국민의 기본 취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 잠깐 시간을 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간편한 문화 오락의 하나로서 영화는 이제 대중에게 매우 친숙하다.
그런데 친구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최신 영화나 많은 관객을 끌어들인 성공작 이외의 것은 이야기 주제로 잘 오르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한 친구에게 그다지 재미는 없지만, 작품성으로 높은 평을 받은 영화를 추천해 주었을 때, 영화를 보면서까지 여러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었다.
기사의 내용처럼 영화를 보면서 잠시나마 일상의 지루함을 잊고, 평소에 느끼지 못 했던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지 못 했던 일들을 간접 체험하면서 우리는 영화로부터 삶의 신선함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중의 기호를 자극하는 데만 치우쳐 정형화된 영화나, 이전에 갖지 못 했던 질문이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 영화들만 보고 자족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찾아낸 영화라는 문화적 탈출구를 지루한 인생 그래프 안의 한 점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정형화된 영화는 매번 더 큰 스케일로, 또 더 자극적인 소재와 플롯으로 감정을 유발하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려 하지만 이것만을 향한 반복된 경험은 스크린을 앞에 두고 보통의 영역에서 잠시 떠나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려는 노력을 식상하게 만든다.
어렸을 적 필자네 집 책장에는 <세계의 명시>라는 책이 꽂혀 있었는데, 책 읽는 것을 싫어했던 필자는 그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필자는 어느 날 아버지께 이렇게 재미없는 것을 어떻게 읽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네가 좋은 시를 안 읽어봐서 그래’라고 말씀하셨다. 그 한 마디에 필자는 ‘내가 정말 좋은 시를 읽어본 적이 없구나!’에서 ‘내가 세상의 수많은 좋은 시들을 읽어보려는 노력을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러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필자의 이 일화처럼, 인기 있고 흥행을 할 수밖에 없는 영화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진짜 좋은 영화를 찾아보려고 노력한다면 남은 인생 동안 계속 가슴속에 작은 불빛을 비추고 있을 보석과도 같은 작품을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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