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관점에서 바꿔 보자
원초적 관점에서 바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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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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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후 30년이 가까워 오면서, 관행도 생겼고 주위 상황도 바뀌었으며, 또 이 둘이 충돌하여 큰 마찰도 생겼었다. 새 총장이 취임하고 분위기를 일신하는 시점에, 지난 10여 년 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다시 깜깜한 터널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마음자세를 몇 가지 예를 통해 정리해 본다.
1. 원칙과 규정은 철학을 효율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지만 한번 정해지면 고치기 힘들다. 원칙이 철학과 배치된다면 당연히 철학이 우선되어야 한다.
2. 다양성과 변화가 난무하는 시대에 성공적인 대학이 되려면 대학의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생의 목표가 사회적 성공일 수 없는 것처럼, 대학의 목표도 대학 자체의 명성일 수 없고, 학생들을 세계 수준의 제대로 된 인재로 키워내는 것만이 제대로 된 존재 이유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3.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제대로 된 결실을 남겨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학기가 지나 성적이 나온 후에는 무얼 배웠는지 까맣게 잊는 현실을 보면, 교육 자체가 허망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반적 현상이고, 조기교육에 의한 흥미 실종과 베끼기 등 요령 위주의 학업자세, 그리고 취업에서의 불이익을 배려한 성적 인플레 등 원인은 많지만, 여하튼 성적이 아닌 실력을 채우는 실질적 교육이 절실하다.
4. 대학이 배출하겠다는 글로벌 리더라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자신을 밀어올리는 능동적 자세와 함께 자신감과 자부심이 필수적인데, 이는 강의와 교육에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저절로 몸에 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과 교수는 전문적 지식의 전수자뿐만 아니라 전인적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개교 후 30년이 되면서 대학과 교수들의 대승적 의무 소홀이 많이 눈에 띈다. 성실성을 포함하여 모든 면에서 학생들에게 자극이 되는 분위기를 부활시키고, 학생을 미래 글로벌리더로 대접하는 마음으로부터의 관계설정이 필요하다.
5. 다음으로는 구호와 철학 및 운영의 일관성이다. 대학 랭킹은 대학 발전에의 가장 효율적 디딤돌이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랭킹 제고는 일종의 부채나 어음과 같은 것이어서, 우수인재를 유치했다가 제대로 된 재목으로 다듬어주지 못한다면 역사와 국가 앞에 오히려 큰 죄인이 될 수도 있다. 두려운 마음으로 올바른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 선결조건이며, 영어강의도 이런 측면에서 영어 실력은 늘리면서도 과학기술 교육에는 부작용이 없도록 제대로 보완하여야 한다.
6. 다양성 사회에서 진실한 가치는 우리만의 독보적 가치의 창조이며, 이는 대학의 운영이 대학 외부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우리들 스스로가 창조적인 대학의 모델을 만들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대학은 태생적으로 여기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이 점이 우리대학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다. 외부인이 가장 많이 오가는 국제관을 학생들의 가장 기본적인 동선과 교차하는 위치에 세우고 더 나아가 거기에 외부차량만 불법주차를 용인하는 비굴함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가망이 없다고 하겠다.
7. 대내적으로는,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각의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일부가 자행하고자 하는 불합리한 횡포적 결정에 무책임하게 부화뇌동하여 동조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학생과 대학의 미래를 죽이는 일인지를 인식하여야 하고, 양심적인 저항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런 자리를 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8. 실제의 운영에 있어서는, 결벽증적 운영을 탈피하여야 한다. 이는 대학 전체로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운영자들의 마음자세인데,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보직을 맡는 경우에 잘못된 사례를 하나도 용인하지 않으려는 마음자세를 가지기 쉽다. 그러나 어느 사회나 조직을 막론하고 일정 부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며, 성공 확률 100%를 목표로 하는 운영은 불가능하기도 하려니와 반드시 강력한 마찰과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여 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9. 마지막으로, 내실의 확보이다. 우리대학의 건물을 보면, 깨끗하게 지어졌고 외벽도 잘 치장했으며, 청소도 잘되고 있고 냉난방도 그 정도면 잘되는 셈이다. 대학 평가에서 시설은 우리대학이 높은 점수를 받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강의실은 대개 강제환기를 하지 않아서 누군가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CO2 농도가 금방 환경 기준을 넘게 되고, 결국 학업능률이 저하하게 된다. 예산 등 현실적 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대학의 핵심인 교육이 최적의 상태에서 이루어지도록 보다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 아마도 대학 구성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대학에서 생활하면서 실질적 교육효과가 극대화되는지의 여부가 원천적인 기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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