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기 싫다
군대 가기 싫다
  • 장수혁 기자
  • 승인 2015.11.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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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필자는 정말 군대를 가기 싫다. 성인이 되어 병역의 의무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된 요즘, 더욱더 느껴지는 생각이다. 혹자는 이를 보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매국노,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국민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정말 가기 싫은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단연 필자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군인을 직업으로 삼을 만큼 그 일에 사명감을 느끼고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시며, 이 한 몸 바쳐 조국에 도움이 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고 입대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군 입대를 꺼려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병역의 의무를 마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적어도 필자 주위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러다 보니 항간에는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의 패러디인 ‘누구나 공익이 될 수 있다면 난 결코 공익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도 나돌 정도이다. 그만큼 현역입영대상에서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뜻임과 동시에 일반육군보다 근무 환경이 좋은 4급 보충역 공익 근무를 선호하는 현실을 풍자하는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군대에 가기 싫어하는 이가 많은 현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근 2년간 거의 봉사하다시피 적은 수당을 받아가며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사회와 단절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수도 없는데다가, 최근에는 군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로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 그 누가 즐거운 마음으로 군복무를 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는 총기를 난사해 무고한 국군장병들을 죽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심한 구타와 폭언으로 자살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쯤 되면, 징병검사 중 실시하는 심리 및 인성검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 정도다.
그렇다면, 군복무를 함으로써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없다. 애초에 군복무가 대한민국 남성에게는 헌법에서 지정한 의무인데, 의무이행에서 이점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참 아이러니한 생각이기도 하다. 간혹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군대에 가는 것이 철이 든다거나, 자신을 더욱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허나 그건 군대라는 환경이 초래한 개인의 변화일 뿐, 군대 자체가 주는 이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평소와 다른 환경에 처하는데 당연 생각의 변화가 있을 수밖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는 군대 인식 개선을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대한민국의 건아로 태어나 군대는 피할 수 없는 의무이다. 오늘도 우리가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건, 대한민국 국군장병들 덕분임은 자명하다. 다만 필자는 국가가 젊은이들과 그들 부모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군 제도를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