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없는 대학생
미래가 없는 대학생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5.10.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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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가능성도, 직장도, 미래도 없다
청년들에게는 취업이라는 길마저도 힘들기만 하다. 청년 실업률은 2012년부터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14년의 15세 ~ 29세 청년 평균 실업률은 9%를 기록했고, 이는 금세기 최고 수치다. 이 기록조차 이번 해 2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청년실업률이 두 자릿수인 11.1%로 급증하며 깨졌다.
요즘 세상에는 아예 합격을 기대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스펙부터가 청년들의 일차적인 의지를 꺾는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2030 정책참여단의 대학생 스펙조사팀은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인턴, 사회봉사, 성형을 대기업 입사를 위해 갖춰야 할 9대 스펙으로 분석하며, 국내 100대 기업 대다수의 여전한 스펙 요구 관행을 문제로 지적했다. 심지어 21%의 기업은 가족 구성원의 최종 학력을 물었고, 32% 기업은 가족의 직장과 직위까지 적기를 요구했다.
오해에 기초한 기성세대가 가장 많이 제안하는 것은 ‘눈을 낮추라’는 의견이지만 중소기업 취업조차 힘들다. 대부분 대학이 서울에 있는데 중소기업 중 많은 수가 지방에 있다. 취업하더라도 틈틈이 이직을 노릴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오히려 서울 출신은 차별받기 일쑤다. 게다가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여러 점수, 스펙으로 지원자를 잘라내기 바쁘다고 알려져 있다. 다양한 채용 방식을 도입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이 젊은이들의 잦은 이직을 싫어해 30대 이상의 지원자 위주로 채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해도, 계산해 보면 미래가 없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 임금의 37%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전체 직원의 평균으로 봐도 대기업 정규직 임금의 56.7%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30년보다 대기업 정규직 12년이 더 많은 수입을 보장받는다. 중소기업은 근무 조건도 불확실하다. 확실히 중소기업은 대기업 연봉의 1/3을 주고도 복리 후생이 더 나쁜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청년 실업보다 청년들을 더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들어온 직장마저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청년층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수야 있지만,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인 11%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이 그대로 비정규직으로 남는데 비정규직 업무에 열정을 느끼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규직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2012년 서울시 복지 재단이 조사한 서울시 평균 퇴직 연령은 52.6살이다. 조사 당시 65세 이상이었던 사람들은 57.6살에 은퇴했다. 60 ~ 64세는 54.1살에 은퇴했다. 이와 같이 꾸준히 줄어드는 퇴직 연령에 비해 같은 해 한국인의 예상 수명은 81세다. 정규직도 오래 버티기 힘들다. 들어오기도 어렵지만 살아남기도 어려운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목표는 생존 그 자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