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HHD)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다
하드디스크(HHD)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다
  • 김윤식기자
  • 승인 2015.09.23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DD(Hard disk drive)는 1956년 IBM이 개발한 최초의 상업용 디스크로부터 시작하여 근 50년간 발전해왔다. 그 동안 플로피 디스크, 광디스크, NAND flash 기반의 메모리 카드와 USB메모리가 개발되어 사용되었지만, HDD는 오랫동안 컴퓨터의 주요 저장장치로써 자리를 지켜왔다.
HDD는 역사가 긴 만큼 끊임없이 연구되었고, 발전하면서 저장용량이 증가했다. HDD는 플래터의 트랙에 데이터가 저장되는데,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트랙간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트랙간의 거리가 더 이상 좁아질 수 없을 만큼 가까워지자, 플래터 한 개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량은 1TB라는 제약이 생겼다. 따라서 3.5인치 HDD에 1TB 플래터 4개를 넣어 4TB를 구현했다. 4TB의 제약은 깨지 못할 것 같아 보였지만 HDD개발 회사인 씨게이트와 HGST에서 각각 ‘SMR(Shingled Magnetic Recording)’기술과 ‘헬리오실(Helioseal)’기술을 개발하면서 HDD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게 되었다.
씨게이트사에서 개발한 SMR기술은 데이터 트랙을 지붕 위의 기와처럼 차례차례 포개나가는 기술이다. 헤드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미세한 부분만 노출시키고 데이터 트랙을 최대한 쌓아서 데이터 기록 밀도를 25%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즉, 기존의 플래터에 1.25TB의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HGST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플래터간의 거리를 좁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플래터 사이에는 공기가 차있어 플래터간의 거리가 좁아지면 데이터를 읽는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헬리오실은 일반 공기대신 밀도가 작은 헬륨을 플래터 사이에 채워 플래터끼리 근접해도 회전속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3.5인치 HDD속에 플래터 7장을 넣을 수 있게 되었다.
HDD는 이 두 가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저장 공간의 한계를 극복했다. SMR기술과 헬리오실 기술이 같이 적용된다면 10TB의 HDD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TB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3년이 걸렸던 것처럼 HDD에 10TB 이상의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의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HDD는 정보의 처리 속도 면에서 차세대 메모리인 RRAM과 NAND flash에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세대 메모리에 비해 막대한 저장 공간을 이점으로 기존의 명맥을 유지할 것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