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보는 방송에서 따라 하는 방송으로
문화 - 보는 방송에서 따라 하는 방송으로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5.09.23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손에서 만들어지는 셰프들의 요리
먹는 방송(먹방)을 보고 나면 그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방송된 음식을 먹기 위한 먹방 여행이 한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먹방의 인기가 지고 새로운 요리 트렌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요리하다란 뜻의 cook과 방송의 합성어인 ‘쿡방’이다.
쿡방은 크게 리얼 버라이어티의 일종인 생존형, 시청자들에게 레시피를 소개하는 레시피형, 셰프들이 자신의 요리로 실력을 겨루는 대결형 쿡방으로 나뉜다. 이러한 쿡방의 시초는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이다. 2012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를 먹는 방송에서 요리를 하는 방송으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작년 말부터 <오늘은 뭐 먹지>를 시작으로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서서히 쿡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을 기점으로 쿡방의 시대가 열렸다.
현재 쿡방 중 생존형이자 레시피형인 <삼시세끼>가 시청률 약 11%로 가장 인기가 좋았고 레시피형의 <집밥 백선생>이 6.5%이며  생존형인 <인간의 조건> 3%, 대결형의 <한식대첩> 3% 보다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고 있다. 보기만 하는 방송보다는 요리 실력이 뛰어나지 않는 시청자라도 맛난 요리를 쉽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형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쿡방의 인기도를 높이는 데에는 1인 가구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은 올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1990년의 1인 가구 비율이 9.0%였던 것을 고려하였을 때 불과 25년 사이에 약 3배로 1인 가구가 매우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식생활 문화가 편의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여기에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만들어 먹는 사람이 증가하였다. 먹방 시대의 시청자들은 방송 속 요리를 바라만 봤다. 하지만 쿡방이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재료로 손쉽게 근사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요리를 바라만 보는 시대는 끝났다.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해 요리한다기보다 맛집과 같은 맛을 가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즐긴다.
더 잘 먹고 잘 노는 나홀로족의 등장과 함께 가족 단위 중심에서 벗어난 문화소비가 증가하고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이 유통 시장의 소비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자신을 위한 지출이 대부분인 1인 가구는 문화생활에 많은 지출을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직접 체험하는 소비를 하는 최근 대표 소비계층인 네오비트족과 일맥상통한다. 쿠팡, G마켓 등 온라인몰의 식품과 주방용품의 판매액이 전년도 대비 약 3배 늘었다. CJ몰에 의하면 쿡방이 방송되는 오후 9시~12시 사이의 식품 매출액이 다른 시간대에 비해 높으며, 중국식 소스, 고형 카레, 꽁치 통조림과 같이 쿡방에서 사용된 식재료의 판매는 많이 증가했다.
쿡방의 인기와 함께 쿠킹클래스 참가자가 많아지고 있으며 문화면에서도 요리 관련 방송과 도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최현석을 비롯해 이연복, 김풍, 샘킴 등 셰프테이너는 각종 매체에서 활발하게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셰프테이너들의 활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자신의 레스토랑 주방보다 방송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스타 셰프들은 레스토랑의 오너셰프인 경우가 많다. 그들이 자신의 주방을 지키지 못하니 그 레스토랑을 찾은 고객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도 생겼다. 그뿐만 아니라 동종업계 경영주들은 셰프의 인기가 레스토랑의 인지도를 좌우하는 상황 때문에 경영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본래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지루함을 느끼듯 쿡방 이외 CF에서도 노출되고 있는 셰프테이너들의 활동은 시청자들에게 싫증을 느끼도록 한다. 실제로 대표적인 쿡방인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삼시세끼>는 7월에 들어서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앞으로 이러한 하락 추세가 계속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