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내 손 안의 TV
문화 - 내 손 안의 TV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5.09.2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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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예능은 가라! 새로운 예능이 몰고 온 돌풍
최근 들어 TV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마리텔은 방송사에서 시험적으로 방영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식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넓은 스펙트럼의 출연자들 각각이 직접 PD이자 주인공이 되어 서로 다른 컨텐츠로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 후 시청률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리 알려지지 않은 시간에 5명의 출연자가 방송을 시작해 공정성을 더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처럼 한 화면에 모든 출연자가 나와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형식을 벗어나 각자 다른 방에 들어가 방송하는 내용을 요약해 방영한다.
여기에서 출연자들이 각자 방송을 하기 위해 인터넷 생방송을 이용한다. 이때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다음tv팟’인데, 이는 다양한 인터넷 생방송 회사 중 하나이다. 세계적으로 첫 인터넷 생방송 프로그램은 2006.3.9.에 ‘Afreeca TV’라는 이름으로 정식 오픈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진행자가 동영상을 송출하면 시청자가 송출 중인 목록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시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터넷 생방송은 낮은 비용, 쌍방향 의사소통과 빠른 입소문을 통해 이후에 끼와 재능 있는 진행자들을 배출하고, 신인 가수들과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기반을 마련하고 자신의 앨범을 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한 아프리카 BJ인 ‘범프리카’는 ‘아프리카 TV’ 방송을 통해 ‘생활의 달인’, ‘런닝맨’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인터넷 생방송 프로그램은 선거 운동에도 이용되었다. 특히 19대 총선의 경우 일 평균 ‘아프리카 TV’ 선거방송 누적 시청자 수는 10만 명에 이른다.
인터넷 생방송과 기존의 TV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TV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듀서가 편집한 이후 가정에 있는 TV로 송출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출연자와 시청자의 소통은 일방적이다. 즉, 시청자의 의견이 당장 출연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인터넷 생방송은 출연자의 행동에 시청자들이 즉각적으로 느낌이나 하고 싶은 말 등을 댓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출연자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자신의 방송 내용을 조절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시청자들과의 소통 정도에 따라 시청자 수가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도 많고, 시청자들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 또한 기존 TV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이다. 실제로 ‘마리텔’ 프로그램에서 ‘초아’가 방송할 때 시청자들의 채팅창을 보지 않고 방송한다는 시청자들이 불만이 많아지며, 방송 시청률이 하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백종원’의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줌과 동시에 시청자들이 의견을 주는 채팅창을 보며 열심히 소통하여 첫 출연부터 최종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인터넷 생방송은 기존의 TV 프로그램과 다르게 부작용이 많이 제기되어 있다. 인터넷 생방송의 일종인 ‘아프리카 TV’에서 사용되는 ‘별풍선’의 경우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송 진행자가 별풍선을 얻기 위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벌이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중계를 하며 동시에 불법 베팅 사이트를 홍보하는 등의 불법적인 행위 또한 묵인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화두 되고 있다. 이에 반해 TV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거나 불법적인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제지 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면이 적다.
 이렇게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인터넷 생방송과 TV 프로그램은 마리텔을 통해 처음으로 교류가 시작되었다. 첫 교류라 할 수 있는 이번 시도는 가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기존의 인터넷 생방송이 가진 부작용들을 끌어안으며 각자 다른 목적, 다른 역사를 가진 두 방송 프로그램이 어떤 교류를 이어나갈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