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힙합 문화
문화 - 힙합 문화
  • 장수혁 기자
  • 승인 2015.09.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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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젊은 세대, 그들에겐 힙합이 대세!
힙합은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흑인 문화의 일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힙합 음악은 전 세계에 퍼지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누션, 서태지와 아이들과 같은 뮤지션들을 필두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그럼에도 당시 힙합 음악은 국내에서 비주류 음악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러한 힙합 음악이 최근 몇 년간 가요계 시장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음원 순위에서 힙합 음악들이 상위권을 점유하고, SNS에서는 힙합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힙합 뮤지션들은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팬층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해가 갈수록 그 입지는 더욱더 견고해져가는 추세이다. 힙합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매 시즌, 매 회마다 이슈를 만들며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모든 것들이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이토록 힙합이라는 장르가 흥행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기존의 음악 장르들과는 다른, 힙합만의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가사가 그 원인들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사랑 노래에서 벗어난 직설적인 가사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감정의 배출구로서 작용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간혹 가사에 많은 비속어들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것들이 음악 전체의 맥락에 부합하며 청자들에게 좀 더 솔직한 표현으로서 다가온다. 이 특징을 기반으로 청자들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사회 비판적인 음악들도 상당수 등장하였고, 이는 사회적으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젊은 세대들을 열광케 했다.
힙합은 기성음악이 가지고 있던 작곡가, 작사가, 가수와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대부분의 힙합 음악에서, 랩퍼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기 위해 직접 작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사의 특징 때문에 이와 어울리는 곡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작곡까지도 랩퍼가 책임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기존에도 작사, 작곡을 하는 가수들이 많이 존재해왔지만, 힙합은 장르 자체만으로도 그 역할들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허물어뜨린 것에 의의가 있다. 힙합 뮤지션들에게 작사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힙합 뮤지션들이 직접 작사한 가사는 곡에서 중점적인 감상 요소로 자리 잡았다. 타 장르의 곡들에서도 멜로디와 함께 가사는 곡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힙합은 ‘라임(압운)’, ‘펀치 라인’ 등의 장치들로 감상요소로 가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라임은 가사 속에 같거나 비슷한 발음의 글자들을 배치하여 청자로 하여금 곡을 감상하는 데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화나의 '잉여인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가치를 잃어가는 ‘내 목숨’
내 모든 의지를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이 구절에서 대표적인 라임은 ‘내 목숨’, ‘해볼 수’이다. 비슷한 발음들의 연결은 이 곡에 재미와 자연스러운 흐름을 부여한다. 다른 장치로는 ‘펀치 라인’이 있다. 펀치 라인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통상적으로 중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가사의 두 가지 해석이 가능토록 한 언어유희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룹 블락비의 곡 ‘장난 없다'의 가사 중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트위터 중단하고 주부마냥 또 가사노동에 청춘 다 바쳐”

이 구절에서 랩퍼는, 자신이 작사를 하는 과정을 가사노동(歌詞勞動)이라고 표현하며 주부의 가사노동(家事勞動)과 함께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토록 했다. 이러한 언어 유희적 요소들이 듣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주었다.
위에서 언급했듯, 분명 힙합 음악에는 수많은 매력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비주류 음악에서 주류음악으로 이제는 대중들 앞에 당당히 선 힙합 음악.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반응하며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는 힙합 음악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돌풍을 불러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