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KTX 포항역, 아직 그림의 떡인가
기획취재 - KTX 포항역, 아직 그림의 떡인가
  • 최태선 기자
  • 승인 2015.05.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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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에서 포항역까지 가는 길
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은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집을 갔다 온다. 학생들이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온 것처럼 집에 가는 교통수단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지역에 따라 배나 비행기를 타고, 대부분은 시외버스나 KTX를 이용한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버스를 타면 5시간 넘게 가는 거리를 KTX를 이용하면 2시간 만에 갈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KTX를 자주 이용한다. 작년까지는 KTX를 이용하기 위해서, 시외버스를 타고 신경주역까지 가야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KTX 포항역이 생기면서 포항에서 서울까지 짧은 시간에 갈 수 있게 됐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우리대학에서 포항역이 멀어도 너무 멀다는 점이다.
4월 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KTX 포항역의 이용요금은 서울을 가는 성인 일반석 기준 52,600원으로 신경주역(48,300원)보다 4,300원 비싸다. 신경주역까지 가는 시외버스 이용요금 5,000원을 고려한다면 두 역의 이용비용은 700원 차이로 거의 비슷하다. 현재 포항역 하루 이용객이 4,800명을 넘는 가운데, 우리대학 학생들은 얼마나 자주 이용할까? 비슷한 가격이면 더 가까운 포항역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우리대학 학생들은 선뜻 포항역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우리대학에서 포항역까지 바로 가는 버스 노선이 없다. 우리대학에서 105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서 107번 또는 500번 버스를 환승해야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포항역까지 보통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차가 막히지 않을 경우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보통 10,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온다. 버스를 통해 포항역을 이용한 한건호(전자 14) 학우는 “생각보다 시내버스도 적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환승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1시간 이상이 더 걸렸다. 전체적인 비용을 고려한다면 포항역보다는 신경주역이 더욱 저렴한 것 같다”라고 포항역까지 가는 불편함을 말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학부총학생회는 중간고사가 끝나는 4월 23일과 학생들이 집에서 돌아오는 26일 두 차례 버스 대절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이번 대절 사업을 통해 2,000원으로 포항역까지 갈 수 있었다. 이승준 (화학 14) 학우는 “시험기간이 끝나고 대절 행사를 진행한 것은 정말 탁월했으나, 대절 결과가 더욱 빨리 나왔다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포항역까지 여럿이서 함께 택시를 탔었는데, 교내에 택시 카풀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이번 행사의 소감 및 학부총학생회에 바라는 점을 말했다.
교내 구성원들이 포항역을 자주 이용할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대학의 포항역 셔틀버스 운행이나 포항시의 버스 노선 신설 또는 수정이 있음직하다. 우리대학의 경우 교내를 돌아다니는 셔틀버스와 한동대까지 연결해주는 셔틀버스가 주기적으로 운행 중이고, 현재 포항역을 연결해주는 셔틀버스를 신설하거나 기존의 셔틀버스의 경로를 수정하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이다. 다만, 포항시의 새로운 버스노선 증축의 경우 현재는 어려운 상황이다.
포항시청은 아직까지는 버스노선 증축 예정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 문제이다. 포항시내의 버스 한 대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55만원을 벌어야한다. 현재 적자가 나고 있는 부분을 지방운영비로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버스 노선 신설은 재정부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 포항시 교통행정과의 입장이다.
또한 효자와 대이동 지역을 지나는 기존의 버스가 우회도로를 지나 포항역을 갈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는데 도로교통법상 시내버스는 우회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서 기존의 노선을 바꿔 포항역까지 운행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신강수(포항시청 교통행정과) 씨는 “효자와 대이동 지역 주민들과 포항공대 구성원들이 포항역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인정한다. 다만 시민들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전체를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버스 노선 증축이 어려운 현실이다”라며, “버스 노선 변경은 기존의 버스 노선이 포항시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만약 충분한 수요가 있었다면 버스 회사에서 자발적인 요청을 했을 것인데 현실적으로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버스 노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까지는 학생들의 포항역 이용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하루 빨리 학생들이 포항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