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 아들에게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 아들에게
  • 김순애 / 현대 TMS(학생회관 근무)
  • 승인 2015.05.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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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 왔건만 올봄은 유난히 봄비가 자주 오는구나.
아들이 있는 곳 화천에도 역시 봄은 왔겠지?
겨울엔 추워서 걱정, 여름엔 더워 걱정, 비 와서 걱정, 가을엔 추워져서 걱정.
후방의 엄마는 사시사철 아들 걱정이란다.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우리 가족 역시 전방의 아들 덕분에 두 다리 쭉 뻗고, 잘 잠자고, 잘 지내고 있단다.
며칠째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네.
완전군장하고 40㎏ 행군이 있다는데 비까지 내리니 더욱 힘들겠구나.
군대 일찍 다녀오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는 우리 아들이 소년에서 이젠 상남자가 다 되었던데 엄마는 좀 섭섭했다.
엄마에겐 아들이 항상 아이 같길 원했었나 봐(엄마 생각).
사랑하는 아들. 작년 10월 28일 아들 입대할 때 춘천 102보충대로 향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단다.
아무튼 데려다주고 내려오는 길에 엄마, 아빠, 누난 종일 말이 없이 침묵만 했었지.
집에 도착해서야 아들이 없다는 상실감에 눈물을 한바탕 쏟고 말았단다.
지금도 현관문을 열면 아들이 "엄마!" 하면서 나올 것만 같고, 방문을 열면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이 있는 것만 같단다.
입고 간 옷이 집으로 왔을 땐 정말이지 '시일야방성대곡'보다 더 목 놓아 통곡해서, 아빠 누나에게 잔소리 실컷 들었다.
5주간의 신병 훈련을 마치고 면회 갔을 때는 '아들 얼굴 볼 수 있구나!' 하는 희망과 설렘으로 춘천까지의 거리가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단다.
도착해서 아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많이 변하여서 처음엔 좀 어색했었지만, 절도 있고 씩씩하고 민간인으로 있을 때의 아들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늠름해진 모습이 이내 자랑스러워졌단다. 정말 진짜 사나이가 되어 있었어.
사랑하는 아들.
짧다면 무척 짧은, 길다면 무척 긴 6개월의 시간이 아들에게나 엄마에게나 헛된 시간은 아닌 것 같아.
처음으로 집 떠나고 부모 품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걱정했었는데 엄마가 "왜 걱정을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생각할 만큼 잘 지내고 잘 적응해줘서 너무나 고맙단다.
군 생활의 모든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의 군 생활이 많이 남아 "지겹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 있잖니.
"인류가 멸망해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고.
훗날 먼 훗날 지금은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군생활의 이야기를 안주 삼아 끝도 없이 추억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꼭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