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청춘, 노력, 우연, 그리고 행운
오월, 청춘, 노력, 우연, 그리고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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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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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봄과 함께 새 학기 시작을 알렸던 매화, 개나리, 진달래, 목련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고, 78 계단을 비롯한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올랐던 벚꽃은 흰 꽃비로 마무리한 지 벌써 오래다. 이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그리고 축제로 캠퍼스가 떠들썩하게 될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이 돌아왔지만,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상상하기엔 청춘들의 현실이 너무 팍팍해졌다는 많은 뉴스들이 여기 저기 들린다. 요즘은 학창시절 낭만이나 추억을 생각하기도 전에, 취업을 위한 자격증이나 스펙을 쌓거나, 직접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현재 이삼십 대 젊은이들은 치솟는 물가, 취업난, 등록금, 집값 등 사회적·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거나 출산을 기약 없이 미루는 자발적 ‘삼포세대’가 되고 있다.
우리대학은 포스코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소수정예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출발하여, 탁월한 교수진과 우수한 전문 직원들, 그리고 뛰어난 자질을 갖춘 학생들과 동문들 덕택에, 급변하는 국내·외 과학기술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현재에도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노력하고 있다.
100%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된 우수한 자질과 잠재력을 갖춘 우리대학 학생들은 장차 교수로, 연구원으로, 기업가로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빛낼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인재들이다. 그러나 다수의 우리대학 학생들도, 중·고등과정 동안 줄곧 매달려 왔던 명문대 입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 나타나는 극도의 상실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주변 친구들과의 끝없는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 등 때문에 항상 불안해하고 힘들어 한다. 또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삼포세대로서 겪고 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자유롭지도 않다.
그래서 보다 더 안정적인 생활과 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이나 회사에 보다 더 빨리 진출하기 위해, 의·약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에 학부 생활 내내 몰두하거나, 취업이나 경험에 도움이 된다고 손쉽게 보이는 자격증, 어학연수, 스펙 쌓기에 바빠, 한두 학기 정도 휴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심지어, 덜컥 졸업하는 순간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 뛰어들게 된다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학부생이라는 고단한 삶(?)을 휴학이라는 이름으로 잠시 내려 놓기도 한다. 남들보다 빨리 안정되고 성공하고자 하는 성급함과 동시에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끈기와 도전정신을 잃은 이중적인 청춘들이 생각보다 많다.
매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혹독하게 추운 긴 겨울 동안 인내의 시간을 이겨내고 마침내 꽃을 피우기 때문이고, 주연상을 받는 무명배우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더디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수십 년간 부단한 노력과 내공을 쌓아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끈길진 노력과 열정으로 얻어낸 세기의 발견과 발명들이 생각지도 못한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실수로 뚜껑을 열어둔 곰팡이 낀 세균 배양 접시에서 우연히 발견한 페니실린이 수억 명의 생명을 구하고, 강력접착제를 만들려다 실패하여 생긴 포스트잍이 발명가의 인생을 바꾸는 일도 있다. 천천히 올지도 모르는 우연이 가져다 주는 행운과 기적을 믿고, 불확실한 미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춘들이 보다 많아진다면,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하며 비워둔 빈 좌대의 주인공이 조만간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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