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한국 경제 허리 될 '히든 챔피언'
사회 - 한국 경제 허리 될 '히든 챔피언'
  • 김현호 기자
  • 승인 2015.03.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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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위주의 경제를 벗어나 균형 성장으로
중국의 비상과 함께 세계 시장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독일과 함께 3대 수출 강국이라 불리던 미국과 일본은 수출시장점유율이 각 3.8%p, 2.7%p 하락했다. 하지만 독일은 0.2%p 상승하며 그 위상을 지키고 있다. 독일은 세계 2위의 수출국으로 총수출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조 5,400억 달러다. 이는 한국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러한 독일의 선방은 ‘중소기업’이라는 주역이 만들어가고 있다. 독일의 경제학자인 헤르만 지몬은 "한 국가의 수출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통념과 반대로 수출능력이 뛰어난 중간규모의 회사들이 많아야 증대한다"라며 독일이 세계 수출 1위국 지위를 지난 7년간(2002~08년) 차지한 비결은 1천 개가 넘는 ‘히든 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인 기업으로 규정했다.
히든 챔피언은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 주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여러 문제점 때문이다. 먼저,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너무 대기업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대기업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 수의 0.1%에 불과하지만 수출 비중은 무려 65.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 수의 99.9%이지만 수출 비중은 34.5%에 불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기업 주도의 수출 성장으로 인해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도가 악화되고 있다. 수출의 고용유발계수는 1995년 26.2명에서 2010년에는 7.9명으로 떨어졌다. 1995년에는 10억 원을 수출하면 얻어지는 일자리가 26.2개라고 볼 수 있지만, 2010년에는 그 수가 7.9개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점유율은 1988년 2%대에 진입한 이후 20년이 넘도록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에 편중된 경제구조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력은 성장장애를 앓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3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독일 히든 챔피언을 모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정책과 제도에 맞게 설정된 '한국형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전에도 히든 챔피언 육성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책은 히든챔피언의 개념과 선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부처별로 이뤄져 온 육성정책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정책에서 말하는 한국형 히든 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인 중소·중견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2% 이상,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 20% 이상,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업종 평균 이상, 대기업 납품비중이 50% 미만 등의 조건이 붙는다. 전문가들은 이 조건이 독일의 히든 챔피언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지만, 한국의 경제구조를 잘 반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 역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경영자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모뉴엘 사태를 그대로 재현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모뉴엘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선정했던 히든 챔피언 기업이지만, 연매출 80~90%를 허위로 꾸며낸 뒤 무역금융을 통해 돌려막아 3조 2,000억 원대 수출사기를 낸 기업이다. 과거의 부정적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투명성 역시 확보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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