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태양, 어디로 향하는가
게임의 태양, 어디로 향하는가
  • 김현호 기자
  • 승인 2015.03.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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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락스타게임즈의 대표 프렌차이즈 시리즈 그랜드테프트오토5(이하 GTA5)가 전 세계 발매를 시작한 지 24시간 만에 약 8억 달러(한화 약 8,68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GTA5는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을 합해 약 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2,79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된 게임이다. 하지만 이 개발비용의 3배가 넘는 수익을 하루 만에 올렸으며, 3일 뒤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의 수입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영화, 소설을 포함한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통틀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낸 기록이기도 하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가운데 ‘게임’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뉴주’에서 발표한 ‘2014 글로벌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시장은 2014년 750억 달러(한화 약 78조 3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015년 8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에 이어 2016년 86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 기관의 조사 결과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2015년 이후 세계 게임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급격한 성장은 남미, 한국, 중국, 동남아 등 신흥 게임시장의 팽창에 있다. 과거 세계게임시장의 중심은 북미, 유럽 그리고 일본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어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환경이 개선되고 스마트기기의 보급으로 전 지역과 연령대로 소비자 층이 확대됐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경우 중국, 브라질, 인도 등 내수 시장이 탄탄한 신흥국들의 시장 팽창을 통해 연평균 8.2%의 성장을 기록했다. 2012년 204억 700만 달러인 시장규모는 2017년 302억 7,000만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수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2013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60억 중 약 14.9%에 해당하는 8억 명의 인구가 게임을 접해본 적 있으며, 이중 37.8%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고, 73.6%에 해당하는 게이머가 게임을 위한 지출을 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오가는 게임 산업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성장하는’ 산업이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2012년의 9조7,525억 원에 비해 0.3% 정도 감소한 9조 7,198억 원으로 추산됐다. 2008년 이후 해마다 10% 이상의 성장을 유지해 왔던 국내 게임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이다.
2013년 국내 게임 산업의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27억 1,540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2008년 이후 게임 수출액은 꾸준하게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그 증가율은 점차 낮아져 왔다. 수출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전처럼 큰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옆 나라 중국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중국에서는 한국 게임이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자회사 아레나넷의 ‘길드워2’,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 정도가 간신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 가운데 향후 게임 산업의 해외 수출은 큰 폭의 증가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3년 국내 온라인게임은 세계 시장에서 21.3%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세계 2위 수준을 유지했다.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1위 자리는 중국이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데 이어, 2013년에는 전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50%이상으로 늘리면서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온라인 게임시장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진 반면, 3위인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다소 줄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모바일게임은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2009년 2.8%였던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2년에는 5.1%로 집계됐다. 이어 2013년에는 11.6%로 2배가 넘게 늘어나며 몇 년 동안 이어져 온 모바일게임의 인기와 게임 개발 활성화의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가 거의 최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 새롭게 시장 성장을 이끌어 갈 요인들을 발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