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이 걸어온 발자국
우리나라 게임이 걸어온 발자국
  • 오준렬 기자
  • 승인 2015.03.18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선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과연 어떤 게임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게임시장 규모를 가능케 했을까.
한국 전자 기기 게임의 기원에 대한 정보는 확실하지 않지만, 게임의 도입 시기부터 따진다면 1976년 서울 미도파백화점에서 컴퓨터 TV라는 이름으로 입하된 ‘퐁 클론’이 우리나라 최초 등장한 비디오게임으로 여겨진다.
한국게임으로 그 존재가 확실한 최초의 게임은 토피아가 1986년 배급한, MSX용 게임 ‘공모 2집’이다. 공모전 게임들의 모음집으로 상업용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토피아가 1986년 ‘인베이다 38’과 ‘후르츠팩’을 개발했으나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후르츠 패닉의 모조 게임으로 추정돼 최초의 게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
△발매 과정 △독창성 △시기 등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제작된 최초의 상업게임은 1987년 개발된 신검의 전설로 보지만, 게임이 실험 작에 가깝다. 상용화를 통해 상업적 이익을 거둔 게임은 ‘폭스 레인져’가 최초이다. 이후 게임 제작 붐과 함께 △우주 거북선(삼성전자) △박스레인저(소프트 액션) △복수무정(패밀리프로덕션) △걸프 스톰(두용실업) 등 다양한 게임이 출현했고, 걸프 스톰의 경우 걸프전을 계기로 유럽수출을 하기에 이르른다. 이후 한국 게임 산업은 수입 일변도를 벗어나 성장하기 시작한다.
90년대 초에는 엑스터시 소프트에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FPS 게임 ‘하데스’가 출시됐다. 이후 96년도 넥슨에서는 김진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MMORPG ‘바람의 나라’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더불어 98년도에 MMORPG 1세대인 ‘리니지’도 서비스를 시작하며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산업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한국 게임은 아니지만, 한국 게임의 발자취를 논하는데 이 게임이 빠질 수 없다. 바로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다. 리니지와 같은 해에 블리자드 엔터테이먼트사에서 제작한 스타가 국내로 수입된다. 우리나라에 발매된 모든 게임 중 단일 게임으로 가장 많은 인기와 영향력을 갖춘 게임이다. 스타가 세운 국내에서의 45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은 아직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이다. 스타로 인해 E-sports가 생겼고, 피시방의 전국적인 확산이 이뤄졌으며 고유명사 ‘GG(Good game, Give up game)'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스타가 한국 게임 산업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이후 컴퓨터의 성능 개선으로 더 나은 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 횡 스크롤 MMORPG를 표방한 ‘메이플스토리’가 등장해 저연령층 게이머와 게임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카르마 온라인’, ‘스페셜 포스’와 더불어 국산 온라인 FPS 돌풍의 중심인 ‘서든어택’도 출시돼 장르의 다양화가 이뤄졌다.
현재는 미국의 게임개발 회사인 ‘라이엇 게임즈’의 ‘League of Legends'가 국내 온라인 게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AOS게임과 달리 장르의 높던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대중성을 살린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도 세계 게임시장의 동향에 발맞춰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나가 새로운 발자국을 만들어 나가길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