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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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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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바야흐로 ‘신성장을 위한 혁신’(New-Growth Innovation)의 무대가 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오랜 기간 누리던 고도 성장의 독주가 끝나고, 다양한 신흥국가들의 도약으로 이전과 크게 다른 성장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Gapminder.com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13년에 인당 소득과 평균 수명에서 선두 그룹의 국가들은 모두가 유럽과 북미 국가들이었다. 스위스가 8,920달러의 인당 소득과 54년의 평균 수명으로 선두를 달렸고, 그 바로 뒤에 미국, 영국, 호주가 추격하고 있었다. 3,000달러 소득과 35년 수명 이상의 그룹에 다른 지역의 국가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100년 뒤인 2013년의 선두 주자들은, 룩셈부르크(86,672달러, 81년), 쿠웨이트(83,581달러, 80년), 싱가폴(73,610달러, 82년)이다. 20,000달러 소득과 70년 수명 이상의 그룹에는 유럽, 북미, 중동, 아시아의 국가들이 골고루 포진해있다. 한국도 30,183달러와 81년의 평균 수명으로 선두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13년의 801달러, 25년 수명으로, 세계 최하위권의 위치로부터 100년 사이에 기적과 같은 도약을 이룬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우리대학이 개교한 1986년 한국의 인당 소득은 7,461달러, 평균 수명은 70년으로, 소득 면에서 대략 전 세계 국가들의 중간 정도였다. 우리대학의 당시 위치도 객관적으로는 전 세계 대학들 중에서 중간 혹은 그보다 낮은 위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대학의 위치는 마치 한국의 위치와 비슷하게 전 세계 대학들 중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해 있다. 한국이 이룬 기적적인 도약을 거의 같은 속도와 차원에서 이루어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한국의 경제와 성장률이 이전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우리대학의 성장과 발전의 속도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전 세계 제조업체들의 평균 성장 속도는 년 6%인데, 한국 제조업체들의 평균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낮은 1% 수준이었다. 더욱 어두운 신호는, 이익률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평균 5%인 데 비해서 한국은 4% 정도이고, 자산 증가율도 2-3% 포인트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경제 주축인 제조업들이 주요 성장 지표에서 글로벌 평균 보다 못하다는 것은, 향후 우리의 성장에 적신호라고 보인다. 우리대학은 어떠한가? 대학의 성장과 관련된 재무적 지표들은 없지만, 만약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들을 살펴본다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신호들이 발견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들이 혁신의 투자와 노력에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뒤떨어지거나 부족하지는 않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그리고 기타 신흥국가들이 보여주는 재빠르고 다양한, 그리고 과감한 형태의 파격적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들이 새로운 시스템과 방식으로 혁신과 스타트업(Start-Up)을 권장하고 지원하고는 있지만, 그 모습은 다른 경쟁국가들에서 벌어지는 혁신의 패턴과는 정반대의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정부, 지자체, 그리고 대기업들이 나서서 권장하고, 후원하고, 자리를 깔아주는 방식으로 혁신과 스타트업을 시도할 것인가? 위험을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지 않고, 자발적인 동기와 열정을 밑천으로, 남다른 기술과 실력으로 하는 혁신과 스타트업이 ‘자연스럽게’ 태동하게끔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우리대학에도 그러한 새로운 도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겨울이 물러나고 어느새 캠퍼스에 포근한 햇살과 바람이 함께 한다. 우리대학도 이제 다시 새로운 도약을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