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발전계획 Chem102를 수립하면서
학과 발전계획 Chem102를 수립하면서
  • 박준원 / 화학교수
  • 승인 2015.03.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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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과 발전계획을 수립하라고 요청 받았을 때 2, 3개월이면 완성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는데, 여러 차례에 걸친 총장님과의 면담과 해외 평가위원들의 조언까지 받으면서 근 3년간 여정을 걸어 온 이 시점에서 Eisenhower 미국 대통령이 말한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이란 명귀에서 “planning is everything”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크게 와 닿는다.
20년 전에 정부기관주관으로 학과평가를 받았을 때 전국 화학과중 최우수학과로 선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경쟁력은 아주 낮아서 미국 대학 100위권에 머무른 바 있지만 현재는 미국 대학 20위권에 도달했다고 스스로 평가하였으며, 10년 내 10위권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논문의 질에 중점을 두어서 각 교수님들이 자기 분야에서 선도하는 역할을 하셔야 한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한 젊은 교수님이 20년 동안의 도약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궁금해 했는데, 박사과정의 활성화를 주 원인으로 꼽았으며, 이는 국내 대기업에서 우리 학교 박사졸업생을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박사과정생 수가 늘어나게 되었고, 이 학생들과 함께 교수님들이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학문의 발전은 산업과 경제의 발전에 바탕을 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POSCO의 성공을 바탕으로 POSTECH이 설립되었으며, 국가 경제의 발전이 학문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다는 점은 앞으로 대학이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하다.
본 계획을 수립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것에 앞서서 스스로 변모해야 하는 점들이 많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는데, 교수들의 수에 비하여 학부 학생들 수가 적다는 점을 종종 자랑해 왔지만, 단순히 한 학기에 한 두 번의 회식과 면담에 만족해 할 것이 아니라 칼텍과 같이 3, 4학년때는 연구에 적극 참여를 해서 제1저자로서 SCI 저널에 논문을 낼 정도의 강도로 참여가 필요하며 이 과정을 통해서 교수님들로부터 밀접한 지도를 받는 일이야 말로 포스텍이 제공할 수 있는 학생들의 최대 benefit이 된다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다.
아울러 취직이 잘 되는 대학원을 넘어서서 국제무대에서 포스텍 대학원생이라고 하면 존중 받을 수 있는 대학원이 되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실무적인 부분으로서는 상위 저널에 제1저자로서 논문을 출간해야만 졸업이 허용하자는 결의를 하게 되었다. 아울러, 교수님들도 스스로 변모해야 하는 사항들을 찾아 내었는데, 해외 연사들이 왔을 때 적극적인 면담을 통해 자신의 연구진척을 알리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서 국제 인지도를 올려야 하겠다는 것이며, 국제화 분야에서 어떤 다른 사항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공감을 하였다. 아울러, award committee를 구성해서 구성원들간 서로를 돕는 자세도 중요한데, 각 교수님들에게 가시권에 있는 상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 지 확인하고 서로 도와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이야 말로 학과의 integrity를 확실히 하고 학과에 애착을 갖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젊은 교수들이 단순히 tenure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 기간 동안 학과가 최대한 도와서 국제사회에서 visible한 학자로 육성하는 것도 목표로 세웠다. 
계획을 수립하는 자체를 괴로운 숙제라고 생각하였으나, 본 계획서를 영어판으로 완성하면서 본 학과의 귀중한 자산이 되었는데, 본 계획을 신입생 엠티에 가서 변화방향을 설명하고, 해외학자들에게 학과를 소개하는데 기존 brochure 보다도 더 유용하게, 학과의 정확한 현주소와 목표를 제공하는 자료로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나 bottom up approach로서 발전계획을 세운 바, 스스로 고쳐 나가야 하겠다고 결심한 사항들이니만큼 대학 내 보직자들의 변동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장기적 driving force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러한 경험과 결실을 되돌아 볼 때 학과 중장기 발전계획에 관한 한 “plans are nothing”이 아니라 학과의 보물이라고 불러야 한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여 주신 대학과 협력해 주신 학과 교수님 그리고 자료 정리 때문에 밤을 세운 팀장과 직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