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떠나 잠을 자는 우리대학 자취생 이야기
기숙사 떠나 잠을 자는 우리대학 자취생 이야기
  • 최태선 기자
  • 승인 2014.12.0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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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오프 캠퍼스
우리대학 학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캠퍼스에서 보낸다.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동아리 공연을 준비하고, 도서관에 앉아 과제를 하다보면 어느새 하늘이 깜깜해진다. 깜깜한 밤이 되면 학생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을 자러 하나 둘씩 기숙사로 발을 향한다.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로 가는 야심한 밤에 캠퍼스를 벗어나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바로 기숙사 밖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들이다. 우리대학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는 기숙사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일시적 또는 영구 퇴사를 당하여 자취를 한다. 다른 일부는 기숙사 생활이 맞지 않아서 자취를 선택한다. 학생들이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대학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의 삶은 어떤지 알아보자.
먼저, 학생들이 자취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기숙사 사생수칙을 어겨 퇴사 당했기 때문이다. 기숙사의 사생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학생들에게 벌점이 주어지고 1년 동안 누적된다. 누적된 벌점의 정도에 따라 교내 봉사부터 영구 퇴사까지의 징계를 받게 된다.

포항공대신문은 기숙사 사생수칙 위반으로 캠퍼스 밖에서 살고 있는 A군과 B군을 인터뷰했다.

Q. 기숙사 밖에 살면서 어떤 불편한 점이 있는지.
A군: 불편한 점은 우선 캠퍼스까지의 거리가 멀고, 두 번째는 공용비품으로 쓰던 물건들을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또한, 자취를 하다 보니 기숙사비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 점도 불편하다. 
B군:  효자에서 살고 있는데, 학교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 기숙사 생활을 할 때에는 15분이면 갔던 거리를 20~30분 전에 나와야 갈 수 있다는 것, 수업이 끝나고 다음 강의가 시작하기 전에 비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 경우 방으로 못가고 계속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하다. 짐은 도서관 사물함을 써서 크게 문제가 없지만, 개인적으로 쉬는 공간이 더 멀어졌기에 불편함이 있다. 그 외, 전자레인지가 없다는 점, 전기세, 가스비 등을 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또한, 기숙사와 다르게 침대가 없어서 방에서 잘 때도 편하지 않다. 그리고 책상 의자 또한 없어서 공부할 때도 자세가 많이 불편하다.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큰 불편함이었다. 기숙사에서는 힘들 때, 기쁠 때 항상 친구들과 같이 있었는데, 물론 룸메이트가 있지만 더 많은 친구들과 멀어졌다는 점도 불편했다.

Q. 자취를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떤 점들이 있는지.
A군: 기숙사와 달리 규칙들이 없으므로 좀 더 자유로운 것 같고 술집, 마트 등 효자의 시설들을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B군: 좋은 점은 효자시장에 위치해 있기에 다양한 음식점들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취방에서 요리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자취 생활을 하면서 기숙사와 다르게 돈 관리 등 기본 생활에서의 책임감을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좋다.

Q. RC(Residential College)기숙사와 비교했을 때 어떤지.
A군: RC기숙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거리이다. 물리적으로 멀어진 것도 있지만 거리가 멀다보니 이동하는 데 소비되는 시간이 아깝고, 친구들을 자주 못 보면서 심리적으로도 멀어진 것 같다.
B군:  친구가 곁에 있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RA(Residential college Advisor), 선배님들이 같이 있고, 학교와 가까운 기숙사인 점에서 RC가 훨씬 좋다는 생각을 했다.

Q. 퇴사자를 위해 학교에서 어떻게 도와주길 바라는 지.
B군:  나는 퇴사를 당했다는 최종 결정이 5월 말에 확정됐다. 여름학기를 듣고 학교에 8월 말까지 있었기 때문에 자취방을 찾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만약 방학 때 남아 있지 않았다면 자취방을 찾기 어려웠을 것 같다. 또한, 보증금, 월세, 계약서 등 걱정되는 것들이 많고, 이러한 것들은 이제 20세가 된 1, 2학년 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에서는 학교에서 어느 정도 도와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 주거운영팀에서 부동산처럼 거주 가능한 자취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여, 퇴사를 당해도 크게 어려움 없이 방을 찾을 수 있도록 조금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취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기숙사에서 사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기숙사는 공공생활을 위해 다양한 사생수칙을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규칙 중에서는 안전을 위하여 일부 난방제품을 금지하거나,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는 것들이 있다.

포항공대신문은 자발적으로 자취를 하고 있는 C양을 인터뷰를 했다.

Q. 어떻게 밖에서 살게 되었는지.
C양: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느꼈다. 방을 혼자 쓰면 더러워지는 것도 다 내가 피해 보는 것인데, 내가 청소를 안 해서 룸메이트가 많이 힘들어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원래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고 싶었기에 나가게 되었다.

Q. 기숙사 밖에 살면서 어떤 불편한 점은.
C양:  학교에서 걸어가면 30분 정도 걸리기에 시간표를 잘 짜야 하고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남아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면, 그날 집에 들어갈 때 좀 무섭다는 것, 그리고 RC에서는 청소를 날 잡아서 시키는데 혼자사니 그럴 일이 없어서 집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당연히 RC보다는 주거비용이 더 든다는 점 등이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가는데 방향이 달라 중간에 따로 빠져야 한다는 점도 불편하다.

Q. 자취를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떤 점들이 있는지.
C양: RC에서 살았을 때는 못 느꼈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학교 밖이니까 자유롭게 느껴지고 방안에 혼자니까 혼자 텔레비전 틀어놓고 야식 먹고, 술도 자유롭게 마시고, 취해도 폐 끼칠 사람 없으니 맘 놓고 마시고, 그리고 친구들이 오면 방에서 재울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특히, 여름에 더울 때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뒹굴 수 있는 것, 그리고 효자시장 근처라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좋다. 또 빨래를 하러 위 아래층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그냥 베란다에 던지면 되는 것, 세제통을 들고 들락날락거릴 필요가 없는 것, 옆방소음을 신경 안 써도 되는 것이 편하다. 그리고 보통 술자리 2차로 효자로 많이 가고 친구들끼리 많이 마시는데 집이 근처니까 마시고 취하면 그냥 기어들어올 수 있는 거리라 이 점이 편했던 것 같다.

Q. RC기숙사와 비교했을 때 어떤지.
C양:  솔직히 얻은 만큼 잃는 것도 많다. 자유가 주어지는 대신 책임질 것도 많아진다.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면 자취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RC보다는 훨씬 자유롭다. TV도 안틀고, 세탁기도 안 돌릴 때는 정말 고요하다. 그런데 가끔은 진짜 너무 넓은 방에서 혼자 있으려니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RC의 시끌벅적함이 가끔 그리워질 때도 있다.

이처럼, 우리대학에는 기숙사가 아닌 곳에서 스스로를 관리하며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기숙사 생활이 의무가 아니기에, 자의 또는 타의로 자취를 하는 학생들은 오늘도 캠퍼스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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