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노리는 중독의 종류
그대를 노리는 중독의 종류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4.11.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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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다 , 갇히다, 중독 속으로
중독을 뜻하는 영어 단어 Addiction은 라틴어 ‘addicene’에서 왔다고 한다. ‘동의하는 것, 양도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주로 노예가 된 사람을 묘사하는데 사용했다. 결국 특정한 행동이나 물질의 노예가 된다는 점에서 맞는 묘사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한 점에서 중독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다양한 중독의 종류는 일러스트 참고) 물론 누구나 육체를 가진 사람인 이상 한 번 시작하면 벗어날 수 없는 중독들도 있다. 이는 주로 물질적 중독으로, 마약류, 술, 담배 등 신경계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쾌락을 만드는 경우가 해당한다. 하지만 비물질적인, 즉 정신적인 중독의 경우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정신적인 중독의 경우 어떤 사람이 중독임을 판명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어떤 행동에 대해 중독 현상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행동을 함으로서 스스로 과도하게 기뻐하는 사람의 문제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단적인 예시가 인터넷 중독이다. 일단 인터넷 중독이라는 개념은 아직 학계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도박, 마약 등은 정신병으로 이미 분류가 됨). 이전 세기부터 새로운 기술, 발명품이 건강이나 정신에 해롭다는 주장들은 끊임없이 반복되었던 것처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매스컴이 과잉 보도하며 오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중독성을 판별하는 중요 요소로 설문조사가 쓰인다. 중고등학생용 인터넷 중독 테스트 문항은 15개로, 각 1점부터 4점까지 심각성을 판별할 수 있게 하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고위험군에 분류되기 쉽다.
또한, 중독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서도 심각한 중독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몸속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이 퍼지며, 뇌에서는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통증과 불안감을 제거해 준다. 문제는 이에 과도하게 몰입해 점점 운동의 강도를 높이고 심지어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도 운동을 계속한다. 이런 경우를 운동 중독이라고 한다. 종교 중독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지만 극단적인 경우 매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이비종교의 중독자들은 강박적으로 종교 행위에 몰입하기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거나 재산의 전부를 바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결국 종교 행위로 가정파탄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한 남자는 아내가 어린 남매가 있는 가정을 던져 놓고 2년째 기도원 허드렛일에 매달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특히, 극단적인 종교의 경우  이러한 행동을 오히려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의 길조차 요원하다.
그밖에도 쇼핑 중독, 일 중독, 심지어 공부 중독까지 정신적인 중독은 다양한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단어 자체가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하는 만큼, 자신이 중독인지 물어보기보다는 스스로, 지금 멈출 수 있는지, 또 멈추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더 좋은 중독 방지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