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20동과 21동에서 둥지 수십 개 발견돼...
기숙사 20동과 21동에서 둥지 수십 개 발견돼...
  • 최재령 기자
  • 승인 2014.11.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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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RC (Residential College) 둥지
우리대학 학부 1, 2학년 학생은 모두 20동과 21동 기숙사에 거주한다. 이 두 개의 기숙사는 다른 곳과 달리 RC(Residential College)라고 불리며, 층별로 마스터 교수와 학부 3, 4학년 학생으로 이루어진 2명의 RA(Residential Advisor)가 있다. 이 특징을 활용해 층별로 ‘교수님과의 간담회’, ‘RA와의 대화’, ‘다과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이 중에서 이름부터 특이한 ‘둥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둥지는 층별로 RA와 사생 6~12명이 모여 한 학기 동안 큰 주제를 잡고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1개 층에 평균 2개의 둥지가 있고 한 학기 동안 8~12회 모이며 활동한다. 시험기간을 제외하면 매주 한 번씩 활동하는 꼴이다. △독서 △토론 △발표 △영화감상 △요리 △헬스 △일기 △공예품 제작 등 다양한 분야의 취미나 자기계발을 둥지를 통해서 함께한다. 이 중 이색적인 둥지 몇 개가 있다. △걸어서 세계 품으로 △진로 고민 △아두이노 로봇 만들기 △DIY이다.
첫 번째 ‘걸어서 세계 품으로’는 해외에 대한 정보를 함께 알아가는 둥지이다. 대학에 입학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방학 동안 여행을 가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자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TV를 자주 보는 사람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둥지 이름을 이 프로그램에서 따왔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함께 시청하고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둥지에 참여한 사생들은 모임 전에 프로그램에 나올 나라의 문화, 유적지 등을 조사하고 모임에서 사생들끼리 간단하게 발표를 하며 지식을 공유한다. 이렇게 사전지식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마지막엔 느낀 점을 공유한다.
한편,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으로 바뀌었다. 이전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다소 딱딱했지만, 이번은 예능이 섞여 있어서 시청하며 지식과 유쾌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출연하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나라별 사고방식이나 문화 등을 배운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는 주제에 대해 시청 후 사생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진다.
두 번째 ‘진로 고민’은 함께 진로와 미래의 일에 대해서 공유하고 같이 고민해보는 둥지이다. 진로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다양한 사람의 경험과 의견을 접해보는 것이 필요하므로 둥지가 시작됐다. 이 둥지는 사생들을 도와주고 이끌어나가는 RA의 역할이 크다. 먼저 RA가 사생들에게 진로에 도움이 될 주제를 말해준다. 그리고 사생들은 스스로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조사하면서 수필 형식의 글을 모임 전에 RA에게 제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RA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개별 피드백을 준다. 또한, 모임 때 사생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공유하며 다른 사생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이야기한다.
세 번째 ‘아두이노 로봇 만들기’는 이름 그대로 아두이노를 통해서 로봇을 제작하는 둥지이다. 아두이노는 컴퓨터 메인보드의 단순 버전으로, 이 기판에 센서나 부품 등의 장치를 연결하여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접해보는 1~2학년 사생들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둥지의 처음 시작은 RA의 절약정신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둥지를 담당하는 RA의 과제연구 후에 남은 아두이노를 이용해 사생들과 함께 로봇을 제작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RA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로봇을 만든다. 소프트웨어를 코딩하는 것부터 로봇의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까지 함께 해나가면서 서로 도와주고 피드백을 한다. 둥지의 특성처럼 기계과, 전자과 등 대부분 자신의 진로와 관련되어있는 사생들이 함께하고 있다.
네 번째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스스로 쓰자는 취지로 시작된, ‘자급자족’ 둥지이다. 또한, 기숙사 같은 층에 거주하는 사생들끼리의 친목 도모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일반 아파트에도 부녀회가 있듯이 기숙사 한 층의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 둥지에서는 여학생들끼리 머리띠, 머리끈, 팔찌 등 쉽게 만들 수 있고 값이 비싸지 않은 것들을 만들고 스스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자급자족과는 걸맞지 않은 활동도 한다. 바로 기부이다. DIY 둥지 활동을 통해서 만든 머리띠나 머리끈 등을 포항의 한 초등학생들에게 어린이날에 기부했다. 또한, 스스로 쓸 물건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위해서, 신생아 모자 뜨기도 진행을 한 적이 있다.
수십 개의 둥지 중 이처럼 활동이 이색적이더라도, 대부분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 하게 되면 의지가 부족하여 시작을 못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되면 진행이 더딜 수 있으며 끝내 원하는 결과를 못 볼 수도 있다. 또한, 재미, 교훈 등 둥지를 통해서 함께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앞으로는 이러한 둥지가 20동과 21동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전체에서 발견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