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성과를 거둔 싱겁게 먹기와 감사나눔 운동, 비판도 일어
다양한 성과를 거둔 싱겁게 먹기와 감사나눔 운동, 비판도 일어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4.11.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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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포항시 주도 시민운동, 사람들을 바꿀 수 있을까
관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효과를 거두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포항시는 바로 이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서,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관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에 인연이 깊다. 이와 함께 다양한 사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2년 4월 19일부로  포항시 싱겁게 먹기 운동본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정처의 나트륨줄이기 운동 지역본부 1호로 지정되어 짜게먹는 식습관을 고치기 위한 전국 최초의 범 시민운동이 되었다. 사실 이는 하루이틀에 수행된 일이 아니다. 2011년부터 단체급식소 및 일반 음식점 32개소를 대상으로 포항시민이 짠 음식에 대한 감수성이 어떤지 살펴보는 실태조사를 벌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참여자 6,200여명 중 75.1%가 염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음식을 먹으면서도 싱겁다, 또는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임의로 선택한 국류의 염도는 평균 0.94%로, 식약청의 적정염도인 0.85% 이하의 110% 수준이었다.
과도한 염분섭취가 주는 여러 피해들을 예방하기 위해 포항시는 ‘포항시 싱겁게 먹기 추진위원회’를 거쳐 싱겁게 먹기 운동본부를 신설했다. 2017년까지 소금섭취량을 지금보다 20% 낮추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먼저 2012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연계해 자연과 건강을 테마로 한 내연산 건강특화구역을 선포했다. 이곳의 음식점업주 및 종사자들에게는 저염식 식단 교육을 실시하고 25개 식당에 염도계, 영양메뉴판, 염도알림판을 보급했다. 또한, 연2회 이상의 미각테스트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서 올해로 3년차인 건강특화구역이 신뢰를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 죽도시장, 북부해수욕장에도 싱겁게 먹기 시범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그밖에도 싱겁게 먹기 상설홍보관이나 이동홍보관으로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최근에는 싱겁게 먹기 실천 가정을 지원받아 싱겁게 먹기 실천 교육, 개인별 짠맛 미각테스트, 가정 내 식단 염도 측정, 염도계 대여 등을 통해 시민 사이에 싱겁게먹기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포항시가 주도하는 큰 운동 중 하나는 감사나눔운동이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주민들이 생활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자는 생각에 2012년부터 “감사는 행복의 시작입니다”라는 표어를 앞세워 감사나눔운동을 시작했다. 포항시는 ‘감사 노트’를 통해 직원들이 날마다 5가지 감사할 일을 적는다. 직원들은 일과를 시작하기 전 청내 방송을 통해 전날 쓴 감사 노트 내용을 함께 듣는다. 호미곶 일대 9㎞에 조성한 길 이름도 ‘감사 둘레길’이다. 감사열매 달기, 감사우체통, 감사의 마음을 되새겨보는 감사계단, 3월 14일 화이트데이를 ‘감사합니-데이(Day)’로 정하는 등 활동도 다채롭다. 이를 통해 포항은 전국 최초의 인성도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감사나눔운동이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첫 번째 사회운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이미 경상북도 보건환경산림국장을 지낼 때 술잔 안 돌리기 운동을 주창한 적이 있다. 이는 그가 시장이 되고 난 뒤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또한 그가 시장에 있을 당시인 2008년부터 선진일류도시 건설을 목표로 국가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포항시 선진일류도시건설 시민운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진시민의식, 가로질서, 선진기업, 환경, 교통, 위생 등 산하 6개 분과위원회를 두었으며, 교차로 꼬리 물기 안하기, 쓰레기 불법투기 안하기, 술잔 안돌리기, 신호등·정지선 지키기, 불법광고물 설치 안하기, 관광객 친절하게 맞이하기, 공중화장실 깨끗이 사용하기 등 시급하게 바꿔야할 기초질서 지키기 등 기본적인 질서와 배려를 심는 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운동을 관청이 주도하는 ‘계몽운동’으로 보는 비판적 시각도 매우 많다. 관 주도 사회운동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일을 주도한 정치인이 바뀌면 곧바로 일선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 7월 이강덕 포항시장이 취임하면서 포항의 감사나눔운동은 많은 흔적이 지워져나가고 있다. 먼저 이강덕 시장의 `창조도시 포항` 슬로건이 그동안 사용하던 `감사도시 포항을 대신해 이곳저곳에 쓰이고 있고, 시청에 붙어 있던 감사 나눔 운동 관련 게시판이 사라졌다. 남구 대잠사거리에 설치했던 `감사도시 포항` 조형물도 철거되었다. 이렇게 `감사도시는 정비 아래 사라지고 민간 주도의 운동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두 번째로 과연 이런 사회운동이 정말 행정기관이 해야 할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예전 사회운동인 술잔 안 돌리기 운동 때도 ‘고위 간부부터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박승호 전 포항시장 재임기간에도 감사나눔운동이 공무원사회에 과도한 피로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대의견이 계속 나왔다.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예산 예비심사에서 포항시가 요구한 감사나눔운동 추경 예산 1억1천여만원 중 3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더 나아가 포항시의회 임영숙, 복덕규 의원은 제199회 포항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감사운동과 같은 형이상학적 의미에 전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행정본연의 업무가 아니다”라며 감사나눔TF팀의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실패한 정책인지 성공한 정책인지에 대한 판단은 접어 두고서라도, 이미 우리대학 사이에서도 싱겁게 먹기 운동이나 감사나눔 운동이 많이 퍼져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대학 학생식당만 보더라도 어느샌가 국의 염도를 표기해주고 있다. 감사나눔운동에 우리대학도 지난 2012년 동참의사를 표해 박승호 포항시장이 직접 방문, 김용민 총장에게 감사노트 3천권을 기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