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호갱’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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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훈 기자
  • 승인 2014.1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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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누구나 할 수 있는 해외직구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해 국제 운송을 통해 받는 쇼핑 방식, ‘해외직구’가 최근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만원이 넘는 배송비가 드는 해외직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28일 세 명의 대학생들이 과자 봉지 150여 개로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친 바 있다. 과도한 질소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과자 업계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전한 사례다. 국내 기업이 생산한 전자제품의 경우에도 같은 제품이지만 해외 판매가가 더 저렴한 경우가 있어 ‘어떻게 운송비와 관세가 붙고도 더 쌀 수 있느냐’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관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해외직구로 통관된 물품은 1,116만 건, 1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4월의 경우에는 지난해 동기보다 반입량이 52%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온 물품이 74%로 가장 많았고, 중국, 독일 등이 뒤이었다. 종류별로는 의류*신발이 27%로 가장 많고 건강식품 14% 등이었다.
해외직구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배송 방법에 차이가 있다. 직배송은 쇼핑몰에서 한국으로 직접 국제 운송을 통해 물건을 보내는 방식이고, 배송 대행은 쇼핑몰에서 같은 국가의 배송 대행업체로 물건을 배송하면 업체가 한국으로 국제 운송을 통해 보내주는 방식이다. 직배송의 경우 오배송의 위험이 비교적 크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영국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건이 북한으로 갔다”라며 호소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잘못 배송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배송 대행은 한국인 직원이 미국에서 물품을 받아 무조건 한국으로 보낸 후 배송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가지는 않는다. 또 다른 장점은 묶음 배송이다. 묶음 배송은 예컨대 미국에서 과자, 헤드셋, 신발을 각각 다른 쇼핑몰에서 사고, 배송 대행지로 보낸 다음 한 박스에 넣어 한국으로 발송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해외직구의 단점인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배송 대행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간 과정에서 추가적인 세금이 붙을 수도 있고 배송비가 더 들거나 오래 걸릴 수 있다.
쇼핑몰 가입이나 결제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쉽다. 가입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만이 필요하고, 결제도 카드 번호, 유효기간 등만 있으면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바로 가능하다. 물론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여야 한다. 카드 정보를 미리 입력해 놓고 아이디, 비밀번호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페이팔’도 있다.
기자 또한 직접 해외직구를 시도해 보았다. 헤드셋과 신발, 두 가지 물품을 미국의 서로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배송 대행업체를 통해 묶음 배송했다. 구매부터 수령까지 걸린 기간은 11일, 배송비는 19,000원 가량이 들었다.
해외직구 고수들은 “해외직구를 방해하는 요인은 배송도, 결제도 아닌 불안감”이라고 말한다. 배송에 비교적 많은 기간이 걸리고 여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기자의 경우 처음 주문한 신발의 재고가 없어 주문이 취소되었지만 환불에 30일까지 걸리는 해외결제의 특성상 바로 환불이 되지 않았다. 쇼핑몰 누리집과 안내 메일이 영어 등 외국어로 되어 있는 것도 하나의 장벽이다.
하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좋은 물건을 싸게 사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가 존재하는 한 해외직구는 계속될 것이다. 독자들도 이번 기회에 해외직구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