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총장 연임 문제로 교내 여론 들끓어
김용민 총장 연임 문제로 교내 여론 들끓어
  • 김상수, 최지훈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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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총장 연임 결정 관련 논란
▲ 지난 6일부터 학생회관에서 교수들이 총장 연임 반대 릴레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용민 총장의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교수 사회를 중심으로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9일 교수평의회의 연임 반대 성명서가 발표된 데 이어 9월 30일의 “총장 선임이 민주적으로 결정되길 바란다”라는 직원 노조의 성명서와 지난 8일의 직원 대표자 성명서, 같은 날의 ‘포스텍을 사랑하는 교수들’ 32인의 반대 성명서가 잇따라 발표됐다.
내년 8월 말에 김용민 현 총장의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 이사회(이하 이사회)는 지난 6월에 열린 2014년 제2차 이사회에서 7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선임위원회(이하 총선위)를 구성했다. 그 후, 총선위는 김 총장의 지난 3년간의 공과를 평가했고, 지난 2일에 그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에 제출할 의견을 결의했다. 최종 연임 여부는 추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복수의 언론은 우리대학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총선위가 7명 중 4명의 찬성으로 연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총선위의 활동 내용은 비공개로 한다는 원칙이 있어 이는 공식적인 결과가 아니다.
이 내용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 6일 교수 2인은 학생회관 1층에서 ‘총장 연임 반대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단식에 참여한 서의호(산경) 교수는 “교수 82%가 반대하는데 연임을 결심하는 총장은 없을 것”이라면서 “총장의 대학 운영이 너무 독선적”이라고 평했다. 강봉구(전자) 교수도 “개교 멤버 교수들의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총장이 과도하게 선발에 개입해 앞으로 교수 부족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전임교수 2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교수평의회의 설문조사에서 81%의 응답률을 기록한 가운데 82%가 연임에 반대했다. 지난해 12월에 대학과 가속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250명이 답한 가운데 총장-직원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직원이 90%로 나타났다.
‘총장업적 자기평가보고서’에서 김용민 총장은, 소통 논란에 대해 “President’s Message, 오피스아워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마련하고자 노력했고, 교무위원회에 학생 및 직원 대표 참관, 대학의 주요 의사결정사항 공지 등 대학본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오픈하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경영에 대해서도 “도덕성, 윤리성, 투명성을 대학의 문화로 정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구성원들의 의식에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총선위의 평가를 위해 제출된 자료로, 지난 10일 교내회보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장태현 부총장은 현 총장 연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어느 총장도 교수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라면서도 절대 다수 교수들의 정서가 연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사회가 연임을 결정하려면 구성원들에게 그 결정에 대해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평가 성적에 관한 논란에 대해서는 “랭킹은 우리가 성취해야 할 목표라기보다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다 보면 쫓아오는 것이라는 총장의 의견에 동의한다”라면서 “실제로 지난 몇 해 사이에 랭킹이 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의 한 교수는 “개교 이래로 포스텍에 방만한 체제와 느슨한 정신이 쌓여오고 있다”라며 “이 시점에 뚜렷한 철학을 갖고 강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김 총장이 적격자”라고 평했다. 다른 교수도 “김 총장이 한 게 없다고 말하지만 지금까지 윤리경영 등으로 기반을 다졌다면 이제는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년 더 믿어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했다.
총선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덕용 법인 부이사장은 총선위의 구체적 활동은 밝힐 수 없다라면서도 “이번에는 2~30명의 다양한 교수들을 뽑아 의견을 들었다. 또한, 특별하게 총선위 구성 시 교수 대표와 동문 대표 각각 1명씩을 포함시킴으로서 교내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총선위 교수 대표이자 교수평의회 의장인 반창일(화학) 교수는 “교수 대표로 들어갔다 하지만 역부족을 느꼈다”라며 “교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또, “교수들은 다른 대학이 제시하는 좋은 조건들을 포기하고도 더 나은 연구 환경을 기대하며 포스텍에 있는 것인데 여러 잘못된 정책들이 자부심을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총장 연임이 결정될 경우 합법적 불복종 운동을 벌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포항공대지부장 서형석(가속기 기계진공자석팀) 씨는 “연임 여부에 관심 없는 직원도 있지만 많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이사회에서 현재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총장 연임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며, “모든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고 있으며, 이번 문제 또한 구성원들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혜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학부총학생회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지난 14일 점심시간에 긴급 전체학생대의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14일 0시 현재, 학부생은 485명이 참여한 가운데 연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에 그쳤고, 79%는 연임에 반대했으며, 1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학원생은 391명이 참여해 7%가 찬성, 83%가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기간 진행된 직원 설문조사에서는 164명이 응답한 가운데 6%가 연임에 찬성, 85%가 연임에 반대했다. 이 두 설문조사 결과는 14일 열리는 대학평의원회에 각각 학생 대표와 직원 대표를 통해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