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동물의 70%인 곤충을 다루는 곤충학,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
“현존하는 동물의 70%인 곤충을 다루는 곤충학,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4.06.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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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곤충 이야기 - <곤충연구>

곤충은 무척추동물 중 하나로, 지구상 거의 모든 환경에 자생한다. 이렇게 엄청난 다양성을 가진 곤충에 과학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6년 설립된 고려대학교 곤충연구소가 현재까지도 국내 유일의 대학 부설 곤충연구소로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려대 부설 한국곤충연구소 소장 배연재 교수를 만나 곤충 산업과 우리나라의 곤충 연구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을 수 있었다.

독자들을 위해 현재 주목받고 있는 곤충 산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곤충에 대한 인식은 주로 방제 대상, 혹은 같은 곡물을 놓고 경쟁하는 대상, 질병을 퍼트리는 매개체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인식은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우리가 곤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곤충은 교육, 애완, 심지어는 식량으로서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 식량으로서는 사람들도 꺼려하고, 자주 식용으로 사용된 음식이 아니기에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 또 날도래 실 인공제작이나 액체에서 고체인 실을 만드는 거미의 사출기술 응용, 곤충 자체에서 추출하는 물질 응용 등등 다방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곤충연구는 환경, 생태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환경오염을 알 수 있는 지표종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은 채집한 곤충 등의 무척추동물로 수질은 물론이고 퇴적물, 특정 독성물질의 여부까지 검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려대학교 곤충연구소에서는 어떤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곤충 분류, 생태 연구를 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환경 관련 지표종을 찾고 서식처 등 생태를 연구하는 일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우리가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깔따구류조차 완전히 분류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수서곤충은 주로 바닥 근처에 살기 때문에 여러 오염에 민감해 좋은 지표종이 되고, 습지를 복원할 때도 1차 소비자이기 때문에 조류를 먹고 물고기의 먹이가 됨으로서 먹이사슬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곤충을 목록으로 정리하거나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장수하늘소나 긴다리소똥구리 등 멸종이 되었거나 멸종위기인 종들을 복원, 증식, 도입하는 연구를 통해 이 땅의 종들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

한국의 곤충연구는 어떤 수준이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곤충연구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농업에서만 연구가 조금 진행되었고, 본격적인 연구는 없다고 해도 좋다. 가장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생물자원 종 목록에서 곤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모든 생물 종 수는 170만여 종 정도이고 이중 100만여 종이 곤충으로, 약 58%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발견된 전체 종 수는 4만여 종이지만 이 중 1만 5천여 종만이 곤충으로, 약 38%에 불과하다. 이것도 2006년부터 연간 수십억 원의 투자로 얻어낸 결과이다. 세계 수준에는 한참 멀었다. 이는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의 박물학 역사가 매우 짧기 때문이다.
한국의 곤충학은 한국 최초의 박물학자인 조복성 교수부터 시작했다. 조복성 교수는 1929년 발표된 조선 최초의 곤충학 논문인 <울릉도산 인시목>의 저자이면서 고려대학교 곤충연구소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곤충연구소에는 조복성 교수 이후 김창환 교수, 윤일병 교수, 그리고 본인까지 한국 곤충연구의 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의 곤충학과의 곤충연구도 역사가 깊다. 다만 한국곤충학회가 있는 고려대학교에서는 주로 곤충 분류, 생태 연구 등 학문적 연구를 한다면 한국응용곤충학회가 있는 서울대학교에서는 해충 방제 분야 등 응용 연구를 많이 진행한다.  

곤충연구로 진로를 잡으려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곤충학은 정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학문이다. 곤충은 다양하고 알아야 할 지식들이 많다. 또한, 하는 사람도 매우 적기 때문에 도전하기에는 최고의 학문이다. 물론 곤충학을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생물학의 최신 기술들이 모조리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어떤 ‘직책’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