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 보는 우리대학의 교육
다시 생각해 보는 우리대학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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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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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대중교육(mass education)이다. 역사적으로 대중교육의 출발은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요구된 숙련된 인적 자원의 공급과 프랑스혁명 이후 확산된 평등의식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점차 대학까지 확장되었고, 또한 공간적으로는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었다. 대학을 포함한 대중교육의 질은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하여, 교육정책은 각 국가의 정책적 우선순위 중 상위에 있다. 21세기 들어서서는 시장의 힘이 국가의 힘을 압도하면서 대학의 교육방향까지 움직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육의 공급자로서 우리대학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교육을 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어떠한가?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대중교육의 약점은 피교육자의 준비 정도, 교육효과에 따른 발전속도 등에서 나타나는 개인 차를 고려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대학의 교육현장에서는 이 문제가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 이의 확인을 위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대학 입학생들의 8학기간 평균학점 추이를 분석하였다. 아래의 그림은 분석결과를 개략적으로 보인 것이다. 우리대학 입학생들은 크게 보아서 고교 시절 상당한 정도의 과학 교육을 받은 과학고(영재고 포함) 출신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고 출신 학생들로 나눌 수 있다. 수적으로는 전자 학생들이 30% 후자 학생들이 70%를 차지한다. 일반고 출신 학생들을 1학년 때의 평균학점을 기준으로 상·하로 나누어 이들의 학점을 시간에 따라 추적하였다. (물론 평균학점의 대표지표로서의 적절성, 평균의 통계적 정밀성 등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은 더 엄밀히 조사되어야 하겠으나, 큰 그림을 보는 데에는 평균학점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과학고 출신 학생들과 일반고 출신 상위 1/2 학생들이 취득한 학점은 4년 간 A- 와 B+ 사이에서 일정하였다. 따라서 전체 학생 중 약 65%에 속하는 상위 그룹 학생들은 상당히 균일한 특성을 유지하며, 이들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천장효과(ceiling effect)이다. 한편 일반고 출신 하위 1/2 학생들을 다시 반으로 나누어 중위 1/4, 하위 1/4로 구분하여 이들의 평균학점을 추적하면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양의 기울기를 갖는 두 개의 선을 얻는다. B0에서 출발하는 중위그룹과 C+에서 출발하는 하위그룹은 양의 기울기를 갖고 있음에도 상위그룹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양의 기울기를 교육효과에 따른 능력의 향상으로 해석하면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겠으나, 고학년 전공으로 올라갈수록 학점의 하한이 올라가는 효과를 감안하면 반드시 긍정적인 결론에 다다르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주목하여야 할 점은 4학년 졸업할 때까지 상ㆍ중ㆍ하의 세 그룹이 그 격차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중ㆍ하위 그룹의 학생들이 그 격차를 뛰어넘어 상위 그룹에 합쳐지는 바람직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의 개략적인 분석으로부터 도출된 우리대학의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두 가지이다. 상위 그룹 학생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하여 천장효과를 극복하도록 하는 것과 중하위 그룹 학생들의 발전속도를 증가시켜 4년이라는 재학기간 동안 상위그룹과의 격차를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무엇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대중교육의 원천적인 약점을 극복할 방법으로 정보기술의 발전을 주목하고자 한다. 이러한 면에서 미국 MIT에서 시도하고 있는 TEAL(Technology Enabled Active Learning)이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MIT는 모든 신입생들의 필수과목인 ‘일반물리’에서 탈락하는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이를 도입하였다. TEAL의 기술적인 특징은 강의와 실험의 결합, 학생들의 개념 습득을 돕기 위한 컴퓨터 모의실험 및 시각화(simulation and visualization), 웹 사용의 극대화 등이다. 이와 함께 학습의 방법으로 다수의 수강학생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 내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있는 협력학습(collaborative learning)을 추구하였다. TEAL의 교육효과는 특히 하위 및 중위 그룹에서 두드러진다. 기존의 대형강의와 비교하는 자체분석에 의하면 하위그룹의 학습효과는 3배 이상, 중위그룹은 2배 이상 증가하였다. 탈락학생의 수도 기존의 1/3 수준인 5%로 감소하였다. TEAL은 또한 상위그룹 학생들에게도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고 보고되었다. 현재 우리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교육적 문제도 새로운 시각에서 더욱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우리대학은 교육에서도 대중교육의 원천적인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주도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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