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역사와 논란 속 비전과 가치를 알려온 발자취
짧은 역사와 논란 속 비전과 가치를 알려온 발자취
  • 신용원 기자
  • 승인 2014.05.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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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Active Leaders of POSTECH Honor Association, 이하 알파)는 2012년 1학기에 탄생한 우리대학 아너 소사이어티이다. 명예, 봉사, 리더십을 주요 가치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공계 리더로 성장하며 이러한 문화를 대학 내에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갖고 있으며, 적정기술공모전, 학습윤리 캠페인, 학생주도 세미나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파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여러 논란을 겪었다. 탄생 초기에는 평점평균 3.6 이상을 가입 신청 자격으로 내걸어 많은 학우들이 “우리대학 내에 엘리트 집단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알파에서도 ‘학업 성적이 포스테키안의 정신을 대변하는 지표가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해 학점 기준은 알파 회원 3기부터 3.3으로 낮추었다. 또 다른 논란으로는 회원의 활동 내역을 졸업장에 명기한다는 것이 있었다. 이를 두고 1학기 말에 열렸던 학부총학생회 의결기구에서는 “알파가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졸업장 기록은 시기상조다”라며 반대 성명서를 제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서관 평생회원 등 여러 혜택이 있었는데, 알파 2대 회장 김승현(기계 11) 학우가 대학에 이러한 특혜를 폐지하는 것을 제안해 현재는 어떠한 혜택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알파 3대 회장에 재임 중인 백상훈(기계 11) 학우는 일련의 논란에 대해 “알파 탄생 시기에 다양한 혜택이 먼저 제시되고 성적 위주로 회원이 선발되는 등 알파가 학생들에게 ‘엘리트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기 때문이다”라며, “알파가 그동안 여러 변화를 거쳤지만, 여전히 ‘명예 단체’라는 이름에 갇혀 알파의 비전이 잘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 알파 회원이 페이스북에 수강신청 과목 판매로 의심받는 글을 올려 처벌받은 사건을 두고, 올해 자유게시판에 ‘명예’를 지키지 않은 해당 학생이 왜 아직도 알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묻는 글이 게시됐다. 이에 대해 백상훈 회장은 “알파가 추구하는 명예란 스스로 명예로운 사람 혹은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공학도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사회 환원을 실천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포스테키안으로서의 명예 정신이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알파에 대해서도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10학번인 한 학우는 “알파가 진행하는 사업이 너무 정형화돼있고 활동 내용도 다른 단체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특색이 없다”라는 의견을 말했고, 또 다른 학우는 “알파가 성적 기준을 낮추면서 오히려 아너 소사이어티라는 성격이 약화됐다. 초기의 우수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학과 알파의 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대학에서 학부 입학 전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엄격한 학업과 인성 검사를 거쳐 선발하는 PHDs 총장 장학금 서약서에는 ‘알파 회원으로서 활동한다’라는 항목이 있다. 관련 부서인 입학사정관실은 “그 당시는 알파가 확립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포함된 항목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알파와 상충한다면 수정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알파는 “그런 항목이 있는지 몰랐다”라며, “PHDs 장학생일지라도 회원으로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항목은 아직 수정되지 않아, PHDs 장학생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
백상훈 회장은 알파의 정체성에 대해 “알파는 소위 ‘잘난 단체’가 아니라, ‘나’ 자신의 성공이나 명예보다는 ‘우리’라는 사회를 지향한다는 뜻을 가진 단체이다”라고 말하며, “알파 내부에서도 알파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하는지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학우들로부터도 의견을 수렴해 다각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