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선도하는 수학문제
세기를 선도하는 수학문제
  • 최영주 / 수학 교수
  • 승인 2014.04.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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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배우는 피타고라스 정리(직각삼각형의 변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줌)는 언제 발견되었을까?  대학에서 배우는 미적분학은 얼마나 된 이론일까? 조금 더 나아가 현대대수학과 정보통신의 핵심 이론인 갈루아 이론은 언제 정립되었을까?  피타고라스 정리는 2500년이 되었고 미적분학이나 갈루아 이론은 약 350년이 되었다. 2500년 전 피타고라스 정리의 발견은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당시 100마리의 소를 바쳐 기념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한 500년쯤 지나면 갈루아 이론도 충분히 이해되어 초등학교에서 가르치게 되지 않을까? 
미국 사업가 클레이(Clay)씨 부부에 의해 건립된 클레이 수학연구소(Clay Mathematics Institute; http://clay.org)는  새 천년을 여는 2000년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에서 7개의 “클레이 밀레니움 상금 문제”를 발표하였다.  그들이 굳이 프랑스 파리를 택한 이유는 백년 전 1900년 당대 최고 수학자 힐버트(Hilbert)가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세기를 이끌어갈 23가지 수학문제를 제시하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수학자 대회란 4년에 한 번씩 전 세계 수학자가 한군데 모여 그간의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대회이며 이때 40세 이하의 최고에게 주어지는 수학의 노벨상격인 필즈상이 수여된다.  2014년 8월 서울에서 세계 수학자대회가 개최될 예정에 있다. 1900년 힐버트의 23가지 수학문제들은 지난 백년간 수리과학의 발전을 혁명적으로 주도하였으며 그  노력으로 다양하고도 창조적 아이디어들이 수많이 제시되어 새로운 수리과학의 장을 열게 되었다.
클레이 씨는 왜 사재를 털어 수학연구소를 만들었을까? 금융과 과학관련 벤처가로서 크게 성공한 클레이씨는 수학이란 과학의 모든 분야의 발견과 항상 함께하며, 수학의 응용이 우리가 즐기는 여행, 인터넷 사용 등 통신의 발달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료, 생활의 안전, 정보 보호, 금융 등 삶의 모든 일상생활에 기반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수학이란 인간의 노력이 미치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결국 오늘날 수학의 발달은 인간의 미래의 삶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 요소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 찬 비전을 갖고 있었다. 수학연구에서 뛰어난 업적과 발전을 찾아 인정하고 빛나게 하여 뛰어난 어린 학생들이 먼 미래를 보고 꿈을 갖고 수학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각종 포상 제도를 마련하였다. 각각 100만불의 상금이 붙은 7가지 미해결 수학 문제 발표도 이런 그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그럼 21세기를 이끌 “클레이 밀레니움 문제”들은 무엇일까? 이중 한 문제, 포앵까레 가설은 러시아의 무명 젊은 수학자인 펠레만(Perelman)이 2003년 해결하여 그 업적으로 필즈메달을 수여하였으나(2006년) 그는 수상을 거부하였고 또한 2010년 클레이연구소가 주는 100만 달러 상금도 거부하여 세상을 세 번 놀라게 하였다.
(1) BSD 가설[버쉬 스위너톤-다이어 가설](정수론): 두명의 영국 수학자가 1960년도 말 커다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바탕으로 세워진 가설로 타원곡선의 유리해에 관한 가설이다. 타원곡선 이론은 전자금융 암호시스탬에 사용된다.  현 POSTECH 석학이며 최고 거장인 코오트 교수가 2014년 가을학기에 BSD 가설과 관련된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2) 리만 가설(정수론): 특별한 함수가 언제 0이 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힐버트의 23가지 문제에 속하였는데 114년 후인 지금도 미해결로 남아 있다. (3) 호지 가설(대수기하): 어떤 좋은 공간에서는 복잡하게 생긴 기하학적 모형을 단순 기하학 물체들의 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가설로 영국의 호지(Hodge)가 1941년 제안하였으나 사람들이 별로 관심 갖지 않았다가 그가 조금 더 유명한 수학자가 되어 십년 후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발표함에 따라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4) 나비에 스톡 방정식 (수리물리/PDE): 보트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면 물이나 공기 소용돌이 현상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소용돌이가 어떻게 생기고 흘러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식으로 실생활에 많은 응용이 기대 된다. (5) P vs NP(정보이론):컴퓨터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튜링(Turing) 이후에 나온 21세기형의 문제다. 힌트가 있으면 쉽게 답을 확인할 수  있지만 힌트가 없으면 답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실제로 이 문제가 같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를 밝히는 문제이다. (6) 포앙까레 가설(위상) 해결 됨. (7) 양-밀 이론(수리물리): 입자 물리를 기하학적 모델로 이해하려는 이론으로 실험에서 현상들이 이미 관측되고 있으나 수학적 이론이 완성되지 않았다. 이 문재를 제기한 Yang은 중국인으로서 최초 노벨물리학 수상자(1957)로  POSTECH 무은재 기념관 5층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의 초대 소장을 역임하였다.
이상의 7개 문제는 힐버트의 23개의 문제가 그랬듯이 향후 100년 이상의 수학의 흐름을 주도할 것이며 불멸의 가치로 살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말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