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묻고 싶다. Are you ready?”
학생들에게 묻고 싶다. Are you ready?”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4.04.0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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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항해사’ 한성호 기획처장

대학의 공식적인 대표자는 총장이다. 하지만 총장이 제시한 비전에 맞게 구체적인 일을 기획하고, 예산을 편성하며, 국제적인 교류를 돕는 일은 우리대학 기획처의 몫이다. 총장이 대학의 ‘선장‘으로서 방향을 제시한다면 실제로 키를 잡고 항해를 돕는 ‘항해사’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대학 기획처의 수장 한성호 기획처장을 만나 우리대학이 항해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물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서 기획처의 업무를 자세히 듣고 싶다.
일단 실무 쪽으로 기획처는 예산 편성 및 관리, 감사, 국제협력을 담당한다. 예산은 매년 재단법인에서 자산을 운용해 거둔 수익금의 일정 부분이 대학으로 들여오는 재단 전입금과 교육역량강화사업, BK21+와 같은 정부지원금, 교수님들이 유치해온 연구비, 그리고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 등이 합쳐져서 이루어진다. 이 예산을 연구수행, 학생지원, 건물 신축, 교직원 인건비, 기타 관리운영비 등에 어떻게 배분할지를 결정한다. 감사의 경우 회계적인 감사와 업무 감사 두 가지가 있다. 부정한 예산 집행이나 뇌물곂쓿?등을 밝혀내는 감사가 회계적인 감사라면 업무 감사는 업무를 부정이나 실수 없이 처리했는지를 보고, 미리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고쳐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일을 맡은 기획처의 윤리경영팀은 조직상 독립적인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에 총장 직속이 되었다. 또한, 해외대학과의 학생교류, 연구협력을 위한 국제교류도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대학의 앞날을 보는 일이다. 물론 모든 부서는 각각의 앞날을 봐야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기획처는 대학전체의 앞날을 본다 할 수 있다. 즉 대학이 추구해야 될 정책, 전략 등을 기획하는 곳이 기획처이다.

처음 부임했을 때 가지고 있었던 목표는.
2011년부터 현 총장과 함께 일한 보직자로서 우리대학의 방향에 대한 견해를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이 바탕인 대학문화”이다. 나는 우리대학이 월드 리딩 탑 클래스 대학으로 가기 위해서는 최고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는 문화 창조 및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내 최초 연구중심대학을 기치로 내걸고 시작했고, 1회 모집 때부터 최고 수준만 입학생으로 받겠다고 입시 전략을 세웠다. 서울도 아니고 포항에 있는 조그만 대학이 서울대급 학생들이 아니면 안 받겠다? 하지만 성공했다. 이제까지는 연구, 교육에서는 질적인 측면 양적인 측면 모두 국내 대학의 개혁을 이끌어왔다. 바로 이런 점에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우리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 관심을 더 써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공계 교육에서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볼 기회도 관심도 없게 될 수밖에 없다.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는 건 부분적인 성취에 불과하다. 보다 넓게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자신이 세상에 어떤 공헌을 하고 또 타인에게 어떤 봉사를 하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한 학생은 어떤 학생일까? 우리나라에선 공부 잘하는 학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처럼 인식되곤 한다. 물론 공부, 연구를 잘 하는 학생도 우수한 인재가 맞다. 하지만 결국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줄 알고, 자기가 가진 재능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재능이 절대적이라고 착각하고 재능을 자기만을 위해서 쓰는 건 옳지 않다. 내 존재는 상대방의 존재에 의해 존립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보여야 한다. 이게 봉사이다.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Are you ready? 정말 일류가 될 수 있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가? 또 그것을 위해 지금 나는 무었을 하고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전파가 되어야 한다. 오만으로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이 자랑스럽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기획처의 업무로는 예산 편성이 있다. 올해 예산은 어떻게 주로 쓰이는가
우리대학 올해 예산은 약 3450억 원으로, 대략 연구비에 50%, 경상비에 30%, 건물 신축 등의 자산투자에 20%가 쓰인다. 경상비는 대학을 운영하기 위한 운영경비 (operating cost)이다. 기숙사 리모델링, 화재 건물 재건축, 노후 장비 교체 등 기초 인프라 투자에 40억이 따로 편성되어 있다. 또 융합연구와 교육을 위해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C5가 올해 예산 중에 270억원으로 큰 폭을 차지하고 있다.
학부생 장학금은 경제가 나빠도 장학금은 줄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장학정책의 기본개념은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장학금 이중수혜가 되지 않는 내부규정을 바꾸어 일부를 동료학생에게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대신 이중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시행하고 있다.

기획처장으로서 보시기에, 우리 대학의 최고 장점은 무엇인가.
15년 전쯤에 학교 장기발전계획 수립업무를 총괄한 적이 있다. 그때 서울대, 카이스트, 우리대학을 비교한 그림 하나가 있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바글바글한 만원버스, 카이스트는 편안하고 넓은 리무진, 포항공대는 험악한 땅을 개척하며 달리는 지프차였다. 우리는 딱 소수정예 탐험대 같은 대학이다. 어디든지 여기저기 새로 길을 개척하며 가볼 수 있는. 자부심과 용기가 있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이게 우리 장점이다.

극복해야 할 문제나 단점은 무엇일까.
일단 학생들이 봉사나 리더십을 전공공부 만큼 중요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자기 재능을 남을 위해 쓰는 마음가짐이 좀 더 강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교수-학생-직원-연구원 등 구성원이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작은 대학이라는 구조적인 약점 때문에 대외활동이 한계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대학, 예를 들어 칼텍을 모델로 삼아 부단히 노력한다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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