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반 무기력증, ‘몰입’으로 극복하자
학기 중반 무기력증, ‘몰입’으로 극복하자
  • 신용원 기자
  • 승인 2014.04.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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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기간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학기도 중반에 접어든다. 야무지게 세워놓았던 목표도 덩달아 흐릿해진다. 매주 학업으로 채워진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과제 등 해야 할 일은 많다. 하지만 동아리나 과모임도 없는 것은 아니어서 꾸준히 참석해야 할 자리가 있다. 우리대학 학우들을 보면, 이 시기에 탈진을 동반한 무기력증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무기력증이란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며 탈진이란 의욕이나 열정이 급격히 소진돼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한다.
학기 초에는 학업 등의 부담이 많아도 다짐과 열정으로 견뎌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과중한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다보면 결국 지칠 때가 오고 ‘쉬고 싶다’는 메시지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곧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 오면 결국 완전히 지쳐서 맥이 빠지는 탈진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무기력증과 탈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을 통한 방법을 제안한다. 몰입이란 ‘완전히 빠져들어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춤을 추든 노래를 부르든 아니면 취미 활동을 하든 한번쯤 재미있는 일에 빠져 시간관념을 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의 기분을 떠올려보자. 나 자신을 잊을 정도로 황홀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머리가 맑고 상쾌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몰입의 즐거움을 다른 것에도 적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우선, 몰입의 대상은 중요하지 않다. ‘수학이 제일 쉬웠어요’라는 아이의 말도 몰입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심지어 과제나 공부를 하면서 몰입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면 몰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주어진 과제의 난이도와 수행 능력의 미묘한 균형, 그리고 적절하고 빠른 피드백이다. 주어진 과제의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흥미를 잃고,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낀다. 실력에 맞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가 주어져야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수행한 과제에 대한 피드백도 반드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한다. 피드백이 없는 과제 수행은 이후에 무의미하게 느껴져 흥미를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즐거운 반면 공부를 싫어하는 이유는 노래방에서는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직접 듣는 피드백을 제공 받지만 공부에서는 이러한 가시적인 피드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각자의 생활 속에서 몰입을 적용해보자. 우선, 혹시 너무 많은 양의 학업이나 모임 등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점검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몰입을 느낄 전제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것이므로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여 무엇이든 내려놓거나 남는 시간 안배를 통해 일을 적절히 분배하자. 할 일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면, 수행하는 일에 대한 피드백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렇지 않다면 자신만의 피드백을 개발해보자. 굳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공부를 예로 들자면, 공부한 내용 중 핵심적인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자문자답 형식의 자신과의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몰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다. 무엇이든 즐겁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정말로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몰입의 조건을 생각하며 즐기는 순간, 무기력증은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