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외국에서 온 포스테키안
별에서 온 그대, 외국에서 온 포스테키안
  • 최재령 기자
  • 승인 2014.03.19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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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학생들이 흔히 생각하는 ‘외국학교를 졸업했으면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이하 재외국민전형)으로 입학했겠네’는 틀린 생각이다. 또한 그 반대말인 ‘재외국민전형으로 입학했으면 외국학교를 졸업했나?’도 틀렸다. 외국학교 졸업과 재외국민전형은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포항공대신문은 쉽게 착각할 수 있는 외국학교 재학 및 졸업과 재외국민전형의 관계 대한 정보를 지면에 담아보았다. 또한 재외국민전형으로 입학한 이경용(기계 13) 학우와 외국학교 졸업 후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김지은(생명 14) 학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학 전과 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
우리대학에는 ‘일반전형’ 및 ‘창의IT인재전형’과 더불어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이 있다. 이 전형은 대부분의 대학 입시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외국에 나가있는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국제화에 발맞춰 세계의 인재들을 뽑기 위함이다.
우리대학 2014학년도 모집요강에 따르면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의 지원 자격은 △외국에서 부모와 함께 2년 이상 거주한 학생, △외국의 학교에서 12년 이상의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 △외국인 학생, △북한 이탈 주민이다.
첫 번째 자격요건은 고등학교과정 1년 이상을 포함하여, 연속 2년 이상 또는 통산 3년 이상을 부모와 함께 외국의 학교에 재학해야한다. 예를 들어 외국의 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재학하고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지원을 할 수 있다. 즉, 외국학교를 졸업해야만 본 전형에 지원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자격요건으로는 전체 정원 321명의 2%인 6명 이내의 학생들만 뽑을 수 있다. 또한 학과별 정원의 10% 이내라는 제한이 있는 만큼 매년 이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소수이다. 실제로 2013학년도에는 14개국에서 33명이 지원해 5명이 합격했고 2014학년도에는 17개국에서 38명이 지원해 3명이 합격했다.
나머지 세 개의 자격요건으로 들어올 수 있는 학생의 인원제한은 없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입학한 사례가 없다. 권성철(입학사정관실)씨는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학생이나 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교육체계가 마련되어있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소수의 학생들을 위한 준비가 어렵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입학한 뒤에 우리대학의 교과과정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학생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한편으로 매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특수한 케이스로 북한 이탈 주민이 지원한 사례도 있었다.

외국에서의 삶은 어땠는지
초등학교 3학년 때 중국에 가서 중국학교 5년, 미국학교 3년 반, 중국에 있는 한국학교 1년을 다녔다. 외국고등학교는 학업 전반적으로 한국의 일반고보다 과학고와 비슷한 것 같다.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실험들을 프로젝트성 과제들을 학생들이 해올 수 있도록 내준다. 그리고 토론이나 발표 등 참여 위주의 수업이 이루어지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배울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미국학교에서는 선택수업이 있어서 자유로웠다. 자기 스스로 다양한 과목들을 자유롭게 수강했고, 심화된 내용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또 학업의 분량을 보면 한국하고 중국은 비슷하지만, 미국과정은 배우는 상대적으로 양이 적고 깊이 또한 얕다. 그래서 물리나 수학 과목에서 우리학교에서 난이도가 너무 상이해서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 있다.

입학 전과 비교해 캠퍼스에서 느끼는 것
대학에 와서 문화적 차이점을 많이 느꼈다. 우리대학 캠퍼스에서 이성친구와 같이 다니면 사귀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어떻게 보면 보수적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성친구가 힘들어 할 때면 안아줄 정도로 개방적이다. 또한 강의를 들을 때 학생들의 참여가 많이 없는 것이 낯설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업도중에 궁금한 것이 있더라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주위에서 너무 질문을 하지 않아서 나도 괜히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을 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어수업을 들을 때는 고등학교 때의 생각이 나서 자유롭게 질문을 하며 참여하기도 한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재외국민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이나 외국고를 다닌 경험이 있는 학생에게 별도의 지원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SMP와 같은 다른 지원이 많고 또한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좋은 편이다. 입학 전에는 가족과 떨어져서 지낸다는 것 때문에 우려가 됐지만, 분반제도나 기숙사와 같이 가족같이 어우러져 지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중국 대학에 입학하는 외국학생의 경우 중국어로 메일이 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우리대학은 한국어와 영어 모두 제공을 해주기 때문에 좋다.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 1월 초에 재외국민전형으로 들어온 학생, 외국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고 얼마 전에 단체 모임을 가졌다. 작년에 레메디 코스(Remedial Course) 기간 동안 다른 학생들은 잠재력개발캠프, 이공계대탐험, 동문회 등의 모임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학기 초에 많은 정보나 도움이 필요할 후배들을 위해서 가끔씩 모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모임을 통해서 다른 학생들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

외국에서의 삶은 어땠는지
미국에서 중학교 1~3학년, 고등학교 1~4학년으로 총 7년 동안 거주했다. 미국학교는 학기가 9월에 시작해서 6월에 끝난다. 그래서 한국대학의 입시기간과 달라서 늦게 입학을 하게 되었고 현재 14학번 동기 중 대부분의 친구들보다 한 살이 많다. 한국의 중ㆍ고등학교와 다른 점은 담임선생님이라는 개념이 없고 대학교처럼 수업마다 강의실도 다르다. 몇 가지 필수과목이 있지만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외국학교의 입시는
대학교 입시할 때 스펙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것들이 중요하다. 그중 하나가 특이하게 동아리활동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오후 2시 30분이면 공식적인 학교생활이 끝났다. 그 후부터는 자신이 속한 동아리에 제2의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말해 뼈를 묻는 동아리를 모든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동아리활동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입시에도 중요하다. 그리고 봉사활동이나 수상경력 또한 입시에 중요한 요소이다. 내신은 대학교랑 체제가 매우 비슷하다. 우리학교는 4.0만점이었고 현재 대학교에서 하는 GPA와 비슷하다.

학교생활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지
지금까지 계속 영어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해서 현재 한국어수업이 귀에 잘 안 들어온다. 또한 문제는 영어로 나와서 좋지만 과제나 실험 보고서 같은 경우 한국어로 설명이 되어있고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반대로 다른 학생들이 분명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문제이지만 영어를 해석하기가 힘들어서 못 푸는 경우가 많다. 일학년 때 다른 학생들을 영어에 적응 시키고 나또한 아직 한국어에 완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나 과제 등을 두 개의 언어로 다 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