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제화 캠퍼스를 가진 ‘아시아 최강 대학’ 홍콩과학기술대학
진정한 국제화 캠퍼스를 가진 ‘아시아 최강 대학’ 홍콩과학기술대학
  • 임정은 / 산경 12
  • 승인 2014.03.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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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천국’, ‘아시아 금융 허브’, ‘동양 속 작은 유럽’, 홍콩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최근 홍콩은 쇼핑ㆍ금융ㆍ물류 중심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도시’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THE가 발표한 ‘아시아 100대 대학’ 중 전체 8곳 중 6곳이 50위 내에 들며 세계적인 대학도시임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홍콩의 많은 우수한 대학 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곳은 바로 홍콩과학기술대학(HKUST, 이하 홍콩과기대)이다. 특별히 홍콩과기대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홍콩과기대가 우리대학처럼 연구 중심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이다. 개교 당시 우리대학과 카이스트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홍콩과기대는 개교 20년 만에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홍콩과기대가 이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포항공대신문은 김성(홍콩과기대 컴공) 교수, 김민구(홍콩과기대 컴공 통합과정) 씨, 송재우(홍콩과기대 컴공 석사) 씨를 만나 홍콩과기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로벌 캠퍼스
‘국제화’는 홍콩과기대의 최대 강점으로 뽑힌다. 홍콩과기대 교수진의 80%는 옥스퍼드ㆍ하버드 등 영미권의 유명 대학 출신이며, 외국인 학생 비율(대학원 포함)은 28.5%로 우리대학(4.5%)에 비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높은 외국인 비율을 가진 만큼 모든 강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높은 외국인 비율과 100% 영어강의뿐만이 아니다. 홍콩과기대에서는 모든 행정서류와 이메일에서도 영어를 사용하고, 심지어 학부생들의 동아리 홍보 포스터도 영어로 만들어진다. 일상에서 항상 영어가 함께한다는 점이 진정한 국제화 캠퍼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학생 김민구 씨는 행정서류나 이메일 등에 모두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어 좋다며 국제화를 위한 홍콩과기대의 영어 사용에 긍정을 표했다. 또한, 김성 교수는 모든 학교가 영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진정한 국제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강의실에서만 영어가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홍콩과기대처럼 행정적인 요소들도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학교의 영어 사용 정책뿐만 아니라 홍콩이라는 환경 또한 홍콩과기대의 국제화를 도운 요소이다. 홍콩은 약 150년 간 영국의 통치를 받으며 영어를 사용해 왔던 곳으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점점 영어 사용이 줄고는 있지만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공립고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학생들은 영어와 가깝다.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영어에 접하기 쉽고, 많은 학생이 영어에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이다. 유학생 송재우 씨는 “홍콩 친구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닌데 확실히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적은 것 같다. 이런 점이 홍콩과기대의 캠퍼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 및 학생ㆍ교수 지원
홍콩과기대가 내세우고 있는 또 다른 강점은 연구 중심대학이라는 점이다. 홍콩은 3차 산업만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엘지와 같은 대기업이 없어 기업으로부터 연구를 지원 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홍콩 정부의 지원과 학교 자체의 지원으로 홍콩과기대에서는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성 교수가 홍콩과기대로 오게 된 이유도 충분한 지원과 연구할 수 있는 환경 때문이었다. 학과장은 김성 교수에게 “당신이 우리학교에 오면 최고의 연구자, 교수로 만들어 주겠다”고 자신감에서 나오는 약속을 했고, 학교는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 신임교수인 김 교수는 수업이나 학교 업무 커뮤니티 활동 등에서 많은 배려를 받았고 덕분에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연구에 대한 배려는 대학원생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지원이 잘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학교 자체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므로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
연구를 지원할 만한 대기업이 없다는 것이 흠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점 또한 오히려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당장 결과가 나와야 하는 연구를 하기 쉬운데, 정부나 학교 자체의 지원을 받으면 호흡이 긴 연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기에 급급한 연구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며 긴 호흡을 가지고 하는 연구가 결국은 좋은 논문을 낳고 학교를 발전시킨다. 홍콩과기대는 이 점을 확실히 알고 논문의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교수평가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고민 중이며 교수ㆍ학생 지원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