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적 사고와 재능을 개발하는 인재 교육의 중요성
융합적 사고와 재능을 개발하는 인재 교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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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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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를 맞이하며 신문방송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서 사회정치경제 각 분야에 대한 새로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별히 우리대학은 이공계 대학으로서 최근의 산업트랜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산업 및 과학기술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서 서로 다른 것을 하나로 합치는 융합을 들 수 있다. 이는 산업계 스스로 이미 포화된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와의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제품에 다양성을 더함으로써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례를 들어서 커피전문점이 서점과 손을 잡고 다양한 책들을 전자책 등을 통해서 쉽게 읽으면서 동시에 차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 매장, 병원이 통신사와 결합하여 병원 의료서비스와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연계하여 개발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전자제품을 인터넷으로 리모트 제어하는 스마트가전의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논리가 과학기술에도 적용 가능하다. 실제로 융합과학은 이미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위키백과식 정의에 따르면 융합과학은 과학, 기술 및 인문사회과학 등의 세분화된 학문들의 결합, 통합 및 응용을 통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과학 분야로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공학, 과학 및 문화의 여러 영역들을 동일한 창조와 융합의 정신, 원리로 탐구하여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주지하다시피 현대의 과학기술은 특정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학제간 통섭된 개념의 기술들이 갈수록 큰 파급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미래 지향적 융합시대에서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는 과학기술인을 육성하는 대학교육에 있어서 하나의 전공지식에 국한되지 않는 다학제간 통섭적 지식과 사고력을 갖춘 인재의 육성이 요청되는 바이다. 이러한 융합적 인재상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것은 우선적으로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학생들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살리는 교육을 통해서 전문성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TV 오락프로 중 하나로 오지의 정글을 탐험하고 그곳에서 일정기간 생존하는 과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다. 얼마 전 이 방송에서 탐험한 장소로서 비누아투라는 곳이 소개된 바 있다. 비누아투는 태평양에 위치하는 작은 섬나라로서 대부분의 주민이 멜라네시아라는 원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비누아투 군도는 17세기 초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처음 발견되었다. 당시 비누아투의 문명은 씨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은 처음 이곳을 발견하게 된 서양인들이 보기에 독특한 교육 관습을 가지고 있었다. 씨족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특정 직업 집단에 속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씨족, 도기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씨족, 그리고 고기잡이를 전문으로 하는 씨족 등이 있었다. 각자의 직업에 따라서 씨족 간에는 물물교환을 통한 경제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또한 씨족들은 각자 전문으로 하는 특정한 일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만일 고기잡이의 씨족에서 태어난 아이가 도기 제조에 선천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아이는 자기 씨족을 떠나서 도공 가정에 입양되게 된다. 아이를 입양한 도공은 아이가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을 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도공의 자식 중에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다면 같은 방법으로 농가 가정으로 입양이 되어 길러지게 된다. 처음 이곳을 발견한 사람들은 이러한 관습을 이해 못하고 원주민들이 자식들을 서로 유괴한다고 오해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유괴가 아니라, 각 개인의 소질을 최상으로 개발하기 위한 교육법인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서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인의 양육도 가능할 것이다. 섬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수만 명의 원주민에 의해 이어져온 이러한 전통식 교육은 문명의 근대화 및 세계화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기본적인 아이디어만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아이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씨족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난 열린 교육을 통하여 다양성을 함양시킨 까닭이다.
대학교육을 통해 융합적 사고를 갖춘 전문 과학기술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 학과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다학제간 지식을 좀 더 수월하게 습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복수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외국 유수의 대학에 비해서 우리대학은 복수전공을 취득하는 학생의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또한 학과 이기주의를 벗어나서 학생들로 하여금 늦게 발견된 재능과 관심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좀 더 수월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원 과정에 있어서도 학제간 융합연구를 좀 더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특정 주제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기초로 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좀 더 통합적 사고를 갖춘 인재의 육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