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고 그리는 거시적 스케치를 따라가다
멀리 보고 그리는 거시적 스케치를 따라가다
  • 유온유 기자
  • 승인 2013.06.05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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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래창조과학 컨퍼런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지난 5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미래창조과학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개막식은 최문기 미래부 장관의 개회사 및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mond Kurzweil)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Emanuel Pastreich) 경희대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되었으며 ‘RISE(Research, Innovation, Start-up, Employment)’를 테마로 각 섹션별 의장과 패널들의 연설 및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레이 커즈와일은 기조연설에서 무어의 법칙1)을 통해 비춰볼 때 계산능력, 의사소통, 생명공학, 뇌 스캔, 인간 두뇌의 정보 등 인류의 전반적인 지식의 발전이 더욱 급격히 가속할 것이라 말하며, 3차원 분자 컴퓨팅 기술의 발달은 2030년 이전까지 인간 두뇌에 필적할만한 인공지능을 갖춘 하드웨어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이제 지식기반 경제에서 창조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하며 패러다임 전환의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사업 기반을 잃고 있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탈피한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라 역설했다.

기초과학 육성 및 연구와 혁신의 한계
RISE의 첫 번째 순서인 ‘Research’ 섹션에서는 곽재원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와 정성철 과학기술연합대(UST) 교수가 의장을 맡았다. 곽재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2017년까지 미래부예산의 40~50%까지 기초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라며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신설, 한국연구재단(NRF)의 강화, 대학지원 확대, 여성인재의 참여 확대 등을 미래부의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패널로 참석한 우리대학 피터 폴데(Peter Folde) 석좌교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초과학 육성정책이며, 현재의 정부 계획대로 진행되면 수년 안에 독일과 한국의 R&D 투자규모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또한 “과학을 최고 수준으로 이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과학자와 일반 대중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하며, 열린 사고와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공계의 우수한 두뇌들이 다른 분야로 많이 유출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초과학을 강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정책 방향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ICT와 과학기술 융합 통한 창조비즈니스 모델
미래부에서 새로운 시동을 걸고 있는 ‘Innovation’ 섹션에서는 이경일 KM&ECM 협의회장과 송민정 KT경제경영연구소 박사,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섹션에서 이민화 교수는 한국이 최빈국에서 중진국에 진입하는 효율경제에서는 탁월한 업적을 이룩했으나, 혁신경제로의 전환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을 시사하며 창조성 발현의 3대 요소로 △메타기술 △혁신 생태계 △시장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경일 대표는 빅 데이터의 재활용과 분석을 통해 사업뿐만 아니라 삶을 최적화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3V2)로 정의되는 빅 데이터가 앞으로 인공지능과 합쳐져 F.A.S.T.(fragment, ambiguity, speed, trustability)로 정의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민정 박사는 “스마트미디어 시대는 방송과 통신, 컴퓨팅이 융합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요구 된다”라며 특정 OS에 종속되지 않는 서비스 플랫폼 시대가 본격화된다면 국내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방송ㆍ통신 사업자들이 앞다투어 IaaS(인프라스트럭쳐 서비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벤처 생태계 활성화해야 과감한 창업 가능
‘Start-up’ 부문에서는 이장우 창조경제연구원장이 의장을 맡았으며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이사,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와 엘러드 코헨(Elad Cohen) 이스라엘 기업가정신센터장 등이 패널로 참석하여 한국의 벤처 산업 생태를 분석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의했다.
먼저 이장우 원장은 “벤처창업과 기업가정신은 창조경제의 동력”이라며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엔젤투자와 투자회수 시장 활성화 △융자형에서 투자형으로 지원형태 전환 △창업 교육과 창업가 사회보장 제도 △국민 아이디어 제안 활성화 등 창업 저변의 확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주관하는 ‘Best Technology Gold Medal’을 수상한 바 있는 박경양 대표는 “실리콘 밸리는 고위험 고소득 구조이지만 한국은 시장규모가 작아 대부분이 저위험 저소득을 택한다”라며 창업자가 스스로 자금, 기술, 영업, 경영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기에 성공하기가 어렵고 실패자는 재기하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었다. 한편 엘러드 코헨 센터장은 이스라엘이 한국의 10%도 안 되는 26개의 인큐베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창업활동이 활발한 것은 기업가 생태계를 책임지는 학계 부문(기업가 정신), 민간 부문(벤처 캐피탈, 엔젤투자, 엑셀러레이터) 및 공공부문(정부지원 벤처창업)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히브리어로 ‘용기, 과감성’을 뜻하는 ‘후츠바’라는 고유한 민족성이 이러한 저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 나아가 ‘창직’까지
‘Employment’ 섹션은 정지훈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가 의장을 맡아서 진행되었으며 금기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무총장, 박광회 르호봇비즈니스인큐베이터 대표, 제프리 존스(Jeffrey D. Jones)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해당 섹션에서는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벤처육성과 과학기술 및 ICT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논의하였다.
박광회 대표는 국가의 직업분류 코드가 일본이 18,000여 개, 미국이 30,000여 개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11,000여 개에 불과한 것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직업군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박 대표는 “스마트 일자리 창출은 벤처창업을 통해 인력을 채용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개인이 창조적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직업을 개발하는 창직도 가능하다”라며 그 일례로 유튜브를 통해 ‘악동뮤지션’을 발굴한 숭실대의 동아리를 들었다. 서울국제경제자문단 자문위원이기도 한 제프리 존스는 1983년 KAL기 격추사건 이후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GPS를 민간에 개방해 300만 개의 위치기반기술 일자리를 창출했던 전례를 들면서 새로운 시각과 관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1) 무어의 법칙: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 속도에 관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
2) 3V: △Volume(매우 큰 크기) △Velocity(매우 빠른 속도) △Variety(다양한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