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만능주의의 한계, 부각되는 팔로우십
리더십 만능주의의 한계, 부각되는 팔로우십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3.05.22 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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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리더십 산업과 사회

Google Trends 검색 관심자수 변화 '유형별 리더십' (전 세계, 영문 명칭 검색결과)

 

Naver news 키워드, '리더십' 검색량

리더십 연구ㆍ교육, 거대 산업으로 도약
리더십의 역사는 고대부터 황제, 정치인, 종교인 등 지도자 계층과 더불어, 이들의 역량과 가치관을 연구하고 평가한 사상가들로부터 시작했다. 초기에는 중앙 집권적 사회구조에 따라 이상적이고 단일한 리더의 모습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19세기 이후부터 개화한 시민혁명과 사회운동 등을 통해 리더와 팔로워의 위상과 상호 영향력이 재조정됨에 따라 리더십의 의미 또한 변모했다. 구성원 개개인의 권한과 역할이 확대된 분권적 사회구조에서 리더십 또한 미시적으로는 개개인의 생활 전략으로, 거시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을 갖춘 하나의 산업으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부터는 기업에서 직원들의 의욕을 돋우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CEO의 역량이자 경영 이론에서부터 리더십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비즈니스 스쿨이 미국을 중심으로 생겨났고, 다양한 리더십 산업이 세계적으로 번창하고 있으며 수혜자 또한 일부 지도자층에서 전 사회 구성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리더십과 관련된 책도 매년 세계의 서점에 범람하고 있다. 2013년 5월 현재 아마존 닷컴에서는 23,000여 권이 리더십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으며, 그 외 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책을 모두 포함하면 92,000여 권에 이른다.
더불어 양질의 리더십 교육에 많은 수요와 관심의 몰리고 있다. 매년 수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체계적인 리더십 학습을 받고 있는 셈이다. 북미ㆍ유럽의 유수 대학에서 제공하는 MBA 프로그램은 리더십 코스를 핵심 교육과정으로 두고 있고, 각 프로그램마다 리더십에 대해 어떤 철학과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는지가 MBA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한편 자체 리더십 프로그램 연구 및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GE사의 경우, 자사 웹사이트에 매해 10억 달러를 리더십 프로그램에 투자해 직원들의 리더십 역량 향상과 고객 및 지역사회의 가치 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리더십이 유력한 사회적 키워드이자 거대 연구ㆍ교육사업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학교ㆍ기업ㆍ공공기관 등에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있으며. 리더십 학원, 전문 연구기관과 및 리더십을 테마로 한 교육상품, 플래너 등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소셜 미디어 상에도 활발한 활동과 의견 공유를 통해 ‘팔로워’를 모으는 소셜 리더십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이와 관련된 커뮤니티도 주목받고 있다.

 

팔로우십과 동행해야 하는 리더십
리더십이 사회적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저명한 사회 인사나 역사적 인물을 평가한 리더십 서적이 다수 선전되고 있으며 모든 대학이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과는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우며, 모든 대상자에게 효용성을 가지는지 낙관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좧리더십의 종말(원제-The End of Leadership)」의 저자 바버라 켈러먼은 리더십 교육이 범람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역량이 마치 몇 가지 법칙으로 요약될 수 있고, 몇 주에서 몇 달만에 습득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교육 대상자의 배경, 경험, 직업 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리더십을 가르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20여년 간 정치ㆍ행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어, 이른바 ‘리더십 만능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위기 등 여러 문제 상황에서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24~25일 열린 제14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리스트 마이클 오슬린은 ‘리더십 적자’라는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정치ㆍ행정권의 경제적 역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재정 적자보다 더 큰 세계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켈러먼은 조직의 문제는 리더와 팔로워 중 어느 한쪽만의 책임으로 전가될 수 없다고 평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팔로워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더만이 스타이며, 팔로우십이 아닌 리더십만을 교육하려 하는 것도 문제임을 강조했다.

구성원의 참여를 이끄는 대안 리더십
리더십 스타일은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카리스마와 조직적 분위기를 이용해 구성원을 통솔하는 일방적인 리더의 이미지에 대한 반작용으로,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기 부여를 목표로 하는 대안적 형태의 리더십이 개발되고 있다.
셀프 리더십은 통솔력의 발휘 대상을 조직 구성원이 아닌 자기 자신에 맞추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자율 문화와 팀워크가 중요시되는 조직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인식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번트 리더십은 미국의 경영학자 로버트 그린리프가 1977년에 처음 제기한 이론이며, 국내에서는 ‘섬김의 리더십’ 등으로 알려져 있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봉사 정신을 발휘하는 것에서 시작해, 구성원들의 업무와 생활을 지원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구성원 간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변혁적 리더십은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번스가 1978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조직 구성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이다. 각 구성원을 리더로 개발하며, 구성원들의 관심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구성원들이 각자 기대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고무시키는 것이 특징으로, 수시로 변화하는 조직 문화에 적합한 유형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