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ㆍ운동ㆍ수면 세 박자를 맞춰라
식사ㆍ운동ㆍ수면 세 박자를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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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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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니는 것이다. 캐나다의 라론데 박사는 “질병의 결정 요인 중 생활 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60%이다. 그리고 현대인이 겪는 만성 퇴행성 질병은 식습관, 운동, 담배, 술,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에서 유발된다”라고 말하며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학생들의 생활습관의 현주소는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포항공대신문은 우리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식습관, 운동습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또한 2010년과 2012년 11월에 실시한 학생상담센터의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수면습관을 김정기(인문) 교수가 분석했다.
<편집자 주>

 

 

하루 식사는 점심시간부터 시작

 

작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루이스 프타체크 박사는 식사습관이 바뀌면 PKC감마 유전자가 이를 감지해 ’식사시계(food clock)’를 재설정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식사시계는 영양섭취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메커니즘으로, 불규칙적인 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시계가 변해 기능성 위장 장애, 과민성 대장염, 비만, 대사성 증후군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항공대신문은 학생들의 식사가 얼마나 규칙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 간 우리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총 재학생 수의 약 15%인 188명이 응답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아침을 먹는 횟수는 일주일에 평균 2.7번, 야식을 먹는 횟수는 일주일에 평균 2.0번으로 나타났다.
식사 습관에 있어 학년별 차이를 조사해 본 결과, 아침은 △1학년 3.2번 △2학년 2.6번 △3학년 2.2번 △4학년 2.6번으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점점 아침을 먹는 횟수가 줄어들다가 4학년이 되어서 약간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식은 △1학년 2.3번 △2학년 1.7번 △3학년 1.9번 △4학년 2.0번으로 1학년이 가장 많았고, 2학년이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 34명을 제외한 154명의 학생들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주로 학생식당(50.0%)을 이용했고, 시리얼 및 즉석식품, 기타 대체식품(삼각김밥, 요구르트 등) (27.3%), 학생회관 오아시스(8.4%), 지곡회관 위즈덤(3.2%)이 그 뒤를 이었다.
아침을 챙겨먹는다고 대답한 23명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아침을 먹지 않는 이유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면이 부족해서(84.2%)라고 답했으며, 아침 먹기가 번거로워서(11.5%)라고 대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야식의 경우, 야식을 먹지 않는다고 답한 18명의 학생을 제외한 170명의 학생들은 야식을 먹는 이유로 취침시간이 늦어져서(52.4%)가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야식을 먹는 주변의 분위기(24.1%), 단순히 배가 고파서(9.4%), 습관적으로(5.3%)가 그 뒤를 이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이유와 야식을 먹는 이유를 살펴보면 모두 취침시간, 기상시간이 가장 큰 문제가 됨을 알 수 있다. 과거 우리대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이유가 학업 때문(39.4%)이 가장 많았고, 게임/채팅 등의 컴퓨터 사용(15.9%), 늦게 자는 우리 대학의 분위기(10.7%) 순으로 나타난 바가 있다. 이를 참고하면,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면이 늦어지지 않도록 게임/채팅 등의 컴퓨터 사용을 줄이고, 학업 시간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12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22%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볼 때, 우리대학 학부생들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61.3%가 아침을 거른다. 식습관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 평균보다 약 3배 가량 많은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거른다는 것은 대학 차원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은 수업 집중도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속적으로 아침식사를 거를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학생 개인과 대학이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식습관을 관리할 대책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훈 기자 leegihun@

 

 

두 명 중 한 명은 운동 부족

 


우리대학은 체육관 시설을 갖추고, 1학년 대상 교양필수 과목으로 <체력관리> 과목을 개설하며, 졸업요건으로 1개 이상 스포츠 과목 이수를 포함하는 등 우리대학 학생의 운동습관 형성 및 운동시간 증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2011년 9월부터 정상 운영된 POSPLEX 역시 학생들의 체력단련 및 스포츠 활동 증진을 염두에 두고 계획된 시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육 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운동 및 스포츠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에 포항공대신문은 우리대학 학부생의 성별과 학년에 따른 운동시간 및 동기를 조사했다. 설문조사 기간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이며 188명의 우리대학 학부생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1년 발표한 ‘건강을 위한 세계 운동 권장 지침’에 따르면 성인은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국립암센터는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주일에 할애하는 운동 및 스포츠 활동 시간의 설문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46%인 87명이 일주일에 두 시간도 운동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강의실과 기숙사를 오가는 시간을 고려해도, 권장운동량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또한, 28%인 53명이 일주일에 운동이나 스포츠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없다고 답변했다. 다른 한 편으로 일주일에 8시간 이상 운동에 할애하는 응답자는 12%인 23명이었다.
성별과 학년에 따라서도 운동시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및 스포츠에 2시간 이하로 투자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남자가 41%, 여자가 59%로 여자의 운동시간 부족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은 일주일에 4시간 이상 운동하는 응답자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성별에 따른 스포츠 활동의 접근성 차이로 보인다. 학년에 따른 운동시간의 차이 역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학년의 경우 일주일에 운동하는 시간이 2시간 이하인 학생이 35%에 불과했으나 2학년은 무려 60%, 3학년은 51%, 4학년 이상은 41%로 나타났다. 1학년의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까닭은 교양필수 과목인 <체력관리> 때문으로 보이며, 2학년에서 4학년으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운동 및 스포츠 활동 참여 비율이 높아지는 까닭은, 졸업을 위한 스포츠 과목 이수 및 건강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운동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복수응답 가능)에서는 절반이 넘는 99명이 체력향상을 꼽았으며 몸매 관리와 스트레스 해소가 그 뒤를 이었다. 운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문에서는 운동할 여유의 부족(75명)과 귀찮음(69명)이 압도적으로 꼽혔다. 또한, 주로 어떤 운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8%의 응답자(76명)가 체육관과 POSPLEX에서 한다고 답해 우리대학의 체육시설이 학생들의 운동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체육 분과 동아리에서 주로 운동을 한다는 응답도 22%(35명)로 나타났다.
체력관리와 스포츠 과목이 운동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58명으로 82%의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체력관리 과목을 추가 개설하거나, 교과과정차원에서 스포츠 과목이수에 대한 강화를 바란다는 의견,  자유 시간 부족 때문에 운동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상당수 제시됐다. 운동량이 부족한 2, 3학년에 대해, 학생들 자신의 동기부여와 분위기 형성, 학교 차원에서의 체육 활동 장려 및 운동과목 개설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인호 기자 inhovator@

 


새벽 2시 반, 그러나 여전히 끝나지 않은 하루

 


자정이 지난 새벽 시간이지만 도서관은 물론이고 기숙사와 통나무집 등 캠퍼스 곳곳은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야식 배달 오토바이도 분주히 달리고 있다. 반면, 오전 9시 30분 수업시간 강의실에는 여러 학생들이 졸거나 일부 엎드려 있는 경우도 보이는데. 포스테키안의 수면 패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2010년과 2012년 11월에 실시한 학생상담센터 설문조사(매년 학부생 230~400여명 참여) 결과에 따르면, 학부생의 주중 평균 취침과 기상 시간은 각각 오전 2시 30분경, 오전 9시 경으로 평균 총 수면시간은 약 6시간 30분이다. 한편 주말 평균 취침 및 기상 시간은 각각 새벽 2시 40분경, 오전 10시 40분경으로 평균 총 수면시간은 약 8시간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과거 1997년부터 매 2~3년 마다 실시해온 우리 학생들의 수면습관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총 수면 시간은 거의 비슷한데,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이 10여 년 전보다 약 30분 정도 더 늦어진 것으로 나타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수면 패턴을 보이는 포스테키안들이 더 많아짐을 알 수 있다.
2012년 11월 조사 결과를 보면, 새벽 3시 이후에 취침하는 학부생의 비율이 주중과 주말에  각각 30.5%와 47.4%나 되었는데, 이는 대학원생들의 18.7%(주중) 와 35.1%(주말)보다 더 높은 것으로, 학부생들이 더 올빼미형 수면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중에 낮잠을 (평균 한번 이상) 자는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의 비율이 각각 87%와 60.8%였으며, 특히 일주일에 2번 이상 낮잠을 자는 비율은 각각 72.2%와 46.8%로, 학부생들이 더 낮잠을 많이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여 년 간 우리대학 학생들의 수면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올빼미’들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패턴을 보이는 ‘종달새’들에 비해 총 수면시간에는 차이가 없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서 낮에 더 졸릴 뿐 아니라 실제로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우울 및 행동건강 지표에서도 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학생활 적응의 중요 척도가 되는 성적에서도 ‘종달새‘들보다 저조했다. 올빼미들의 위와 같은 적응상의 문제는 수면습관과 관련된 생리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수업시간에 많이 나른하고 집중이 안 되면서 우울한 경향이 있다면 자신의 수면 습관에 대해 신중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수업시간은 (아침 8시 수업은 말할 나위도 없고) 오전 9시 30분이 아닐까? 사실 수면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로서 의도적인 조절이 쉽지 않은데, 이는 특히 수동적으로 앉아있는 수업시간에 밀려오는 졸음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시간대별 각성도(alertness level)에 대한 조사(2012년 11월)에서, 각성도가 가장 높아 정신이 맑은 상태를 보인 시간대는 저녁 6시부터 10시였으며, 자정의 각성도가 오전 9시 30분 수업시간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성도는 24시간을 주기로 수면시간 중 최저이다가 깨어나면서 서서히 오르고, 오후 잠깐 약간 떨어지다가 다시 높은 상태를 초저녁까지 유지하고, 취침시간을 앞두고 급격히 떨어져 수면에 들게 된다.
한편, 일반인 평균에 비해 기상시간이 늦은 우리대학 학생들의 각성도는 오전에 늦게 오르기 시작하고 밤에는 매우 늦은 새벽에야 각성도가 떨어짐으로서, 리듬이 전체적으로 뒤로 늦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성향은 오전 수업시간의 집중력 저하로 인해 학업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무기력, 우울감 등으로 이어지는 등 적응 상 여러 어려움을 초래한다.
우리 사회의 직장, 학교 등에서의 일과는 주로 오전 9시경에 시작되는데, 정상인의 경우 적어도 약 2시간 전부터 일어나 서서히 각성정도가 높아짐으로서 9시경에는 상당히 정신이 맑은 상태에 도달하는데, 우리대학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9시경에나 기상을 하는 관계로 각성도가 오전 수업 시간에 충분히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9시 30분 수업이라면 적어도 8시경에는 일어나 아침식사도 하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강의실로 가는 것이 각성도를 높여 학업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밤에 조금이라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새벽에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에 대한 예찬론이 종종 나오지만, 사실 모든 사람이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나친 저녁형 수면습관은 위에서와 같이 문제가 많기에,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우 늦어도 대략 새벽 1시경까지는 잠자리에 들고, 오전 8시 경에는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또한, 늦게 일어난 상태에서 일과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다 보면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져 우울, 의욕저하, 집중력 저하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바쁘더라도 공부하다 중간 중간 캠퍼스를 거닐거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수면 부족으로 인한 혈중 호르몬 농도의 변화가 식욕 증가로 이어져 비만을 초래하고,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거르는 경우 하루의 신체적 건강과 학업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등 좋은 수면습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처럼 좋은 수면습관은 우리의 심리적ㆍ신체적 건강과 행복에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 학생상담센터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가능한 빨리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김정기 / 인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