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어떻게 우리대학을 대표할 것인가
무엇으로 어떻게 우리대학을 대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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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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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마찬가지로 근래 국내외의 몇몇 기관에서 대학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일부 평가는 우리의 자부심을 만족시켜 주기도 했지만 어떤 다른 평가는 우리대학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여 작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순위’로 나타나는 각 평가기관의 결론적인 평가보다는 세부 평가항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연구논문의 우수성이나 교육환경의 질 등에 주목하여 우리를 돌아보면 됐지, 종합적인 순위에 연연할 것은 아니라는 식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모든 반응들은 평가기관이 어디가 됐든 그 평가 결과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어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갖는다. 우리대학이 대학으로서 행해야 할 임무의 수행 정도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 주체적인 태도를 견지하지 못하고 그러한 외부 평가에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의존성에 대한 지적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지적 뒤에 우리가 보여 왔던 반응이 언제나 한결같았다는 사실에 의존성 문제의 핵심이 있다는 점은 잘 인식되지 않아 왔다.
우리대학에 대한 평가 결과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그동안 우리들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당연하다는 듯이 자부심을 느끼며 대학 홍보에 이용해 온 반면,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주어지면 그러한 평가를 내린 기관의 평가기준의 문제를 지적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왔다. 서로 상반되기까지 하는 이러한 반응들은 사실 평가 결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앞에 두고서는, 그러한 평가 시스템이 얼마나 유효적절한 것인지, 그 신뢰성이 얼마나 되는지, 그러한 평가가 과연 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갑론을박 수준의 생각을 조금 나누다 그만두어 왔는데, 이것이 대학평가에 대한 우리대학의 의존적 태도 문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의식하고, 각종 대학평가들에 대해 대학답게 대처해 왔는지 진지하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근래 불거진바 대학평가관리위원회의 활동과 관련한 잡음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대학의 정확한 태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평가들이 대학의 국내외적 이미지에 영향을 주고 입시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지표가 된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의식하면, 대학평가에 대한 우리대학의 태도를 전체 교수들의 중지를 모아 가면서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대학평가관리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은 물론이요 존치 문제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각종 대학평가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의 문제는 이 작은 조직의 존폐나 활동 방향을 결정짓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대학이 앞서 지적한 의존성을 떨쳐버리고 우리 자신을 어떻게 대표할 것인지를 일류의 대학답게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까닭이다.
무엇으로 어떻게 우리대학을 대표하게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문제이다. 이와 관련된 향후 논의가 활성화되고 실효성을 갖추는 데 작은 발판으로 기능하기를 바라면서, 대학의 세 가지 사명인 교육과 연구, 봉사에 있어 우리대학의 현재 성과를 측정할 때 각각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대푯값이 무엇이어야 할지의 문제를 제기해 본다.
주지하는 대로 대푯값은 크게 평균값(mean)과 최빈값(mode), 중앙값(median)의 세 가지로 잡아 볼 수 있다. 통계집단의 변량을 크기대로 늘어놓았을 때 가운데 오는 것이 중앙값이며, 가장 여러 번 나타나는 값이 최빈값 또는 최빈수이고, 집단의 모든 데이터를 더하여 총 개수로 나눈 것이 평균값 정확히는 산술평균이다. 통계집단의 특성이나 조사의 목적에 따라 이들 중 어떤 것이 더 적절한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표준편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러한 대푯값이 가지는 문제 또한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도수분포상의 양 극단 즉 변이계수를 키우는 사례들의 존재 및 상대적일탈도를 간과하게 하기 쉬운 까닭이다.
이러한 특성을 의식하면서, 교육과 연구, 봉사의 현황을 측정하고 각 부문의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이 대푯값들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그 결과를 확고한 정책으로 수립해야 한다. 우리대학의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각 부문의 수월성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으로 적절한 판단들을 도출해야 하기에, 이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강의의 성과를 학생들의 만족도 면에서 측정하는 강의평가의 결과를 현재처럼 평균값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면 최빈값으로 보아야 할지 등을 논의해야 하며,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 가장 적합한 연구역량 평가방식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평균값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큰 변량을 주목하는 효과적인 대푯값 설정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통해 현황 평가와 발전전략 수립에 있어서 가능한 한 합리적인 결정이 이루어질 때, ‘백년지대계’라는 말에 어느 정도는 걸맞은 교육정책 즉 조령모개식으로 변하지는 않는 일관성 있는 방침을 세울 수 있다. 이 위에서야 비로소 외부의 대학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우리의 길을 걸어가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수학적 대푯값을 꼭 쓰자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있어서 합리성을 갖추어 그 결과에 지속성을 부여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데, 이 제언의 취지가 있음을 덧붙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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