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그들의 이야기
수집, 그들의 이야기
  • 곽명훈 기자
  • 승인 2013.03.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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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일’을 하는 사람, 전문 수집가

수집이라는 취미는 흔하면서 우리와 굉장히 친숙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수집을 왜 하는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포항공대신문사는 ‘수집’에 대해 다뤄보기로 했다. 먼저 우리대학에서 수집을 하는 사람을 찾아봤다. 그 다음 수집을 단순히 취미 이상으로 하는 전문 수집가에 대해 알아봤고, 마지막으로 김충렬 한일장신대 심리치료대학원장의 도움을 받아 수집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수집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주변을 둘러보면 소소하게 수집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인 중에 해외여행을 갔다가 각국의 화폐를 수집하거나, 우표를 수집해 앨범에 모으는 등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수집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수집품과 함께 추억을 쌓기 위해서,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등 다양하다.
한편 수집을 취미 이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바로 전문 수집가들이다. 이들은 전문가답게 도자기, 옛날 교과서, 산호, 예술품 등 일반인들이 쉽게 수집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물건들을 수집한다. 일부는 직접 박물관을 차려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사립박물관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사립박물관의 수는 총 133개에 이른다. 그 중 산호ㆍ패어를 수집해 울산해양박물관을 세운 박한호 관장이 있다.
박 관장은 1965년 처음 수집을 시작해 세계 70여 국을 다니며 산호와 패류를 수집했다. 박 관장은 처음 수집을 시작할 때에는 박물관을 차릴 정도로 수집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집을 하다 보니 수집품들이 인생의 동반자처럼 느껴져서 계속하게 됐고, 결국 그만의 사립박물관을 세웠다. 취미 수집가와 전문 수집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박 관장은 “수집품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한 평생 하나의 수집품만을 보고 생각하여 열정을 쏟은 것이 조금 다르다고 본다” 라고 답변했다.
위와 같이 수집 자체에 목적을 두는 전문 수집가가 있는 반면, 수집품의 투자 가치도 평가하는 전문 수집가도 있다. 평소에는 개인적으로 소장품을 보관하다가, 소장품의 가치가 오르면 되파는 식이다. 최근에는 한국아트벨류연구소에서 한국그림가격지수(KAPIX)를 발표해 미술시장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 지표를 발표한 이유는 미술시장에서 불투명한 가격공개나 주관적인 가격 산정에 따른 수요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미술시장에도 지표가 필요할 정도이니, 그만큼 우리나라에 전문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이다. 또한, 예전에는 예술품 수집이 상류층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점점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거래 작품의 54%가 500만 원 미만의 작품이고, 100만 원 미만의 작품도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30대의 젊은 직장인도 예술품 컬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수집가들은 각자 모으는 물건은 다르지만 수집품을 모으는 과정에서 들인 시간과 열정만큼은 모두 같다. 이번 기회에 애착을 가지고 모으는 자신만의 수집품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 수집가처럼 화려한 컬렉션은 모으지 못하겠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물건이 아닌 자신만의 소중한 보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