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길
오르는 길
  • 김동철 기자
  • 승인 2013.03.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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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될 것인가, 불사조가 될 것인가
2013년도 1학기가 시작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이 선택한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많은 강의가 열리고 학생들의 수강신청 때문에 강의가 폐강되기도, 수강인원이 증설되기도 한다. 그만큼 수강신청은 학생에게도 학교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근데 이들이 선택한 수업들이 정말 배우고 싶어서 수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자신과 연관 없는 학과의 강의라도 수업이 쉽고 학점 받기도 쉽다는 말에 수강신청 기간 때 앞다투어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 이번 학기에 산업경영공학과의 한 전공필수의 경우 초기 50명이었던 수강인원이 증설되어 거의 200명에 육박하는 수강생들이 들어오게 됐다. 그 중 산업경영공학과 학생은 40명 정도에 불과해 타 학과 학생들이 3배 이상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뜻이 있어 이 강의를 수강하는 타 학과 학생들도 있지만, 수업이 쉽다는 말을 듣고 왔다는 학생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비슷하게 컴퓨터공학과의 한 전공필수 과목의 경우에도 쉽다는 말을 듣고 첫 수업 때 많은 학생이 왔었지만, 소문과는 다른 수업 난이도에 많은 학생이 수강취소를 고민했다.
이밖에도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이라도 같이 듣는 친구가 없어 친구들이 있는 수업을 따라가는 경우도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자 또한 학점을 잘 받기에 유리한 대학생활만을 위한 길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지난 15일로 수강 정정기간은 끝났다. 처음 수강을 신청했던 그대로인 학생과 정정을 통해 변화가 생긴 학생이 있을 것이다. 기자 또한 수강정정을 통해 시간표의 변화가 생겼고, 신중히 고민하여 얻은 결과인 만큼 쉽게 수강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기자뿐 아니라 많은 학생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 모두 꿀을 찾아다니는 벌이 아닌, 어려움 속에서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불사조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