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길
내리는 길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3.02.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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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관 3층 신문사? OOO의 신문사!
한 외국인이 우리대학 캠퍼스 안에서 길을 물어본다. “학생회관에서 기계실험동까지 어떻게 가나요?” 우리는 대답한다. “저기서 왼쪽으로 꺾고, 좀 더 나가셔서 이렇게 저렇게 가면 돼요.” 그 외국인은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저렇게 기계실험동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폭풍의 언덕을 둘러서 가다가 청암로가 보이면 그 길을 따라가시고, OOO가 보이면 OOO를 향해서 가면 돼요.”
친구들과 기숙사 휴게실에서 종강 기념으로 술을 마시기로 했다. “기숙사 8동 2층 휴게실로 와.”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OOO의 2층 휴게실로 와.”
신입생이 처음 대학에 입학해 선배에게 질문을 한다. “OOO는 왜 OOO라고 불리는 건가요?” 선배가 대답한다. “그건 OOO을 상징하거든.”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많은 고유명사들이 있다. 78계단, 아틀라스홀, 노벨동산 등등. 이러한 명칭에는 사연이 있고, 그렇게 불리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기숙사 1동, 2동, …, 20동, 제1공학관, 제2공학관 등이 그렇다.
만약 대학 캠퍼스 곳곳에 새로운 이야기와 기억들을 각인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우리대학만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기숙사 O동은 술꾼들이 살므로 주당동으로, 제3공학관은 물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아인슈타인동으로 명명한다면 조금이나마 그 명칭을 부를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곳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곳인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