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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자
[327호] 2012년 12월 05일 (수) . .
무엇인가를 마치려 한다면 뒷정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착수한 일이 끝나고 비로소 완성을 거두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세월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가끔 석양을 맞이할 때면 지나가는 하루가 마음에 와 닿는다. 빌딩 속으로 사라지는, 서쪽 수평선 너머로 가라 앉는 태양은 저무는 하루를 유별나게도 실감하게 한다. 특히 영주 부석사에서 멀리 소백산맥 줄기를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볼 때면 저절로 숙연해지고, 비장함이 가슴에 차 오른다. 그리고 땅거미를 밟으며 하루를 되돌아 본다. 하루가 지나감에 평온함이 스며 든다. 인식하지도 못했지만, 석양이 우리로 하여금 하루를 마무리시켜 주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마무리하려 할 때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의 글귀를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삶은 순간순간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지나온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다...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석양은 자신도 모르게 삶에 감사하고,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와 이해심이 차 오르게 하니, 결국 노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하루의 마무리는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다.예로부터 바라보아야 할 것들 중 으뜸으로 霞觀(하관: 노을 바라보기)을 꼽은 것도, 부석사 대웅전의 불상을 석양을 등지도록 돌려 앉힌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포스텍의 많은 사람들이 밤낮 구분 없는 나날을 보낸다. 떠오르는 태양을 인식하지 못한 채, 간신히 눈 비비고 아침 식사를 한 듯 만 듯 분주히 78계단을 오른다. 황급히 수업에 들어가고, 수업 종료를 기다린다. 동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려니, 어느덧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 가지만, 노을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저녁 식사 후, 수업으로, 과제로, 실험으로, 동아리 활동으로, 동료들과 이야기로, 혹은 게임으로 밤을 맞고, 지새운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 흐르는 것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고들 한다. 하루의 마무리가 없으니, 어제, 오늘, 내일의 구분이 있을 리가 없고, 세월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일 뿐이다. 그나마 세월 지남을 느낄 때는 한 학기를 마무리할 때일 것이지만, 그러한 틀에 의해서만 포스텍 그리고 포스테키안들의 한 해가 마무리되도록 하겠는가?
노을을 바라보며, 혹은 상상 속에 그리며, 하루를 돌아보자. 한 해를 돌아보자. 그래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 지난 한 해의 포스텍 게시판을 살펴 보니 더타임스에 의해 설립 50년 이내 대학 세계 1위에 선정, 미래 IT융합원 개원, 2012 참교육 종합 대상 획득, 국제과학비지네스벨트 4개 연구단유치 등의 성과가 눈에 띤다. 그 외에도 우리 포스테키안들이 받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상들과 이룬 업적들에 대한 기록들도 보인다. 하지만 이들 공식적 기록에 남아 있는 것들만으로 포스텍의 한 해가 이루어지지 않았음도 분명하다.
공식적으로 기록에 남겨지지 않았거나, 남기고 싶지 않은 것들은 대부분 실패와 가슴 아픈 일들일 것이다. 그리고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도 기록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한 해를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그 모든 일들을 들추어 되새겨 보고,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끝나지 않은 일이 있다면 향후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고, 실패로 끝난 일들은 들추어 보고 원인을 살펴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위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한 일이 있다면 용서와 화해를 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짐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 기록에는 이런 일들도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이다.
이제 2012년은 12월 한 달을 남기고 있다.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서른 한 밤을 자고 나면 2012년이 지나가고, 2013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11월이 지나가고, 12월이 온 것일까? 시간이, 마지막 한 달이 우리 앞에 오고, 지나가도록 둘 것인가? 그보다는 우리가 시간을, 그 한 달을, 맞이하고 마무리의 시간으로 보내야 할 것이다. 돌아볼 겨를이 없다고 하지 말자. 억지로라도 노을을 바라보는 시간을 내도록 하자. 2012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여 완성시키는 것이 2013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새해는 그냥 오지 않을 것이다. 올해와 구분되지 않는 내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나이테를 쌓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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