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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모방
[326호] 2012년 11월 21일 (수) . .
최근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 유수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따라하기 쉬운 동작과 한국어 노래이지만 외국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를 담고 있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단순히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뭔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싸이만의 독특한 리듬과 춤이 세계인의 열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며, 그 이면에는 여타의 것들과 차별화되는 창의력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이렇듯 더욱 글로벌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중요한 미래가치 중의 하나이다.
최근 IT 및 섬유 산업과 관련된 국내 기업에 내려진 거액의 특허 관련 손해 배상 판결은 창의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자국 이익을 중시한 배심원들의 불합리하고 편협한 결정이라고 치부해버리는데, 이는 창의력의 절대 가치를 아직도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 fast-follower 혹은 copy-cat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일부 국내 기업들의 태도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일본 기업들의 쇠퇴를 보면 창의력 없는 기업들이 어떠한 미래를 맞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물론 교육, 과학 기술 전 분야에 걸쳐 이러한 창의력을 무시한 모방 일변도의 전략이 암묵적으로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며, 과학인의 꿈인 노벨상 수상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십 년 간 우리나라 교육 과정의 핵심은 “창의성 강화”에 있었고 사회 및 경제 등 다방면에서 이를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모방적 습성에서 벗어나 창조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얻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창조의 가치가 모방의 가치에 짓눌려 온 암묵적인 사회 문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즉, 창조와 모방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창조의 인내보다는 모방의 달콤함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사회적 관습이 문제이다. 더군다나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모방과 창조의 관계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창조의 절대적 가치가 희석되어 왔다. 그러기에 국가적 리더를 교육하는 고등 교육 기관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함에 있어 창조의 절대적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이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창조의 절대가치를 인정하고 창의적 사고를 가지는 인재양성을 실현해야 할 때이다. 수차례에 걸친 우리나라 교육 과정의 핵심은 “기초, 기본 교육에 충실하고 나아가 자율성 확보와 창의성 강화”에 있다. 우리대학의 건학이념도 “성실하고 창의적이며 진취적 기상을 지닌 지성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전문교육뿐만 아니라 전인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창의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우선시해야 할 것은 창의력 사고를 막는 여러 위해 요소들을 파악하고 제거하는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The devil is in the detail)’ 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대학 내에서 무의식 중에 행해지는 일들이나, 심지어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만들었다는 디테일한 프로그램들이 학생을 포함한 대학 전체 조직원의 창의력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틀에 박힌 교수법, 학생들의 수동적인 학습 자세, 학습의 과정보다는 학점에 얽매이는 학생들의 태도, 수학의 과정을 단지 출세나 취직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등, 이미 우리는 사소하지만 디테일하게 파고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동기를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창의력 양성을 위한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해오던 일상을 돌아보면서 그 새로운 시작의 발걸음을 내딛어 보는 것은 어떨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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