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는 것
힘들다는 것
  • 김대건 / 화공 11
  • 승인 2012.11.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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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취업준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고민할 때, 나는 그런 걱정에서 생각보다 자유롭구나 하고 느끼며 우리학교에 온 것에 상당히 만족했던 것이 내 1학년 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요즘 비교적 안정적인 미래가 내게 보장된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2학년이 되는 순간 이제 분반과는 이별하고 환경동에서 수업을 하고 실험시간도 일반화학실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졌다. 이 모든 게 신선했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편으론 하나하나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주변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일을 수행하려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고 또 생각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도 못해 계속 우울한 느낌으로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포항공대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 모든 스트레스를 결국 홀로 견뎌내게 한다. 다른 대학생들처럼 매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쌓여있는 일 들을 생각하면 휴식을 취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 같은 경우는 쌓여가는 스트레스가 폭식으로 표출됐던 것 같다.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습관적으로 야식을 시켰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몸무게도 많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회의도 많이 들었다. 내가 정말 나랑 맞는 길을 선택한 걸까. 혹시 어울리지 않는 환경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할수록 점점 더 작아져만 갔다. 그런데 방학 때 집으로 올라가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보면 아직 삼수로 수능 준비하는 애도 있고, 무릎에 인대가 나가서 휴학하고 집에만 있는 애도 있고, 곧 군대 간다고 하는 애도 있어서 참 누구한테나 만만한 게 하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겉으로 보기에 누가 좀 더 나아보이고 힘들어 보이고의 차이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스스로가 느끼기에는 자기가 가장 힘들고 자기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걸 깨달은 후로 계속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2학기에 들어와서도 1학기 못지않게 바쁘고 빡빡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이전에 비해 힘을 내려고 노력한다. 물론 항상 그러기는 버겁다. 그래도 묵묵히 견뎌내면 언젠가 좀 더 밝은 미래가 다가올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