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공헌한 과학의 얼굴들
인류에 공헌한 과학의 얼굴들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2.10.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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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노벨 과학상 수상자

물리학상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프랑스의 세르주 아로슈 교수와 미국의 데이비드 와인랜드 박사가 수상했다. 이 둘은 양자역학적 상태를 보존하며 개별적인 양자시스템의 측정과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미시세계에서 입자가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순간, 입자는 가지고 있던 양자적 성질을 잃게 된다. 두 물리학자의 연구가 있기 전까지는 매우 깨지기 쉬운 이 양자상태를 직접 측정하고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노벨상 위원회는 “두 물리학자가 개발한 천재적인 실험 기법을 통해, 종전에는 아무도 하지 못했던, 입자들을 측정하고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운을 떼며, 이들의 연구가 양자 물리학에 바탕을 둔 새로운 형태의 초고속 컴퓨터 개발에 초석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의 연구는 종전의 세슘시계에 비해 100배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개발을 이끌었으며, 이는 시간의 새로운 표준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학상
미국 듀크대 로버트 레프코위츠 교수와 스탠퍼드대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가 올해의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두 교수는 세포 외부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핵심 단백질 ‘G 단백질 결합 수용체’의 존재와 작동원리를 밝혀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아드레날린 수용체의 존재를 밝히기 위해 요오드 동위원소를 아드레날린에 부착해 여기에서 나오는 방사능을 이용해 β-adrenergic 수용체의 존재를 확인했다. 코빌카 교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 게놈에서 β-adrenergic 수용체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밝히고, 눈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의 구조가 종전에 발견한 수용체와 유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수용체 그룹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 그룹이 오늘날 잘 알려진 ‘G 단백질 결합 수용체’이며, 이들의 연구는 심장 질환과 뇌 질환, 암 등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노벨상 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발된 약들 중 절반 가량이 이 ‘G 단백질 결합 수용체’와 관련이 있다.

생리의학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에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의 개발과 응용과정에 큰 기여를 한 영국의 존 거던 박사와 일본 도쿄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선정됐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의 연구를 ‘다 자란 인간의 세포도 배아 단계의 원시 세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세포와 유기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은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거든은 1962년에 최초로 동물 복제에 성공했다. 개구리 난자의 세포핵을 제거하고 다른 올챙이의 핵을 집어넣고 이를 분화시켜 복제 개구리를 탄생했다. 이후 이 아이디어는 양, 돼지 등 포유류 복제로 이어졌다.
야마나카 교수는 2006년 난자가 아닌 다 자란 쥐의 피부 세포를 이용해 생명체 초기 단계의 배아 세포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수정란이나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 만들어낸 배아 줄기세포(iPS)는, 최근 심근 세포가 죽어버린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새로운 심근 세포를 이식하게 함으로써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