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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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2.10.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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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학생들은 화재 소식을 듣지 못했다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0월 11일 새벽, 화공실험동 102호에서 화재가 있었다. 나트륨과 유기용매 등 폭발성이나 가연성이 있는 화공약품들이 있어 자칫하면 더욱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화재로 발생한 피해는 현재 집계중이나 다행히 신속하고 적절한 화재진압을 통해 다른 층이나 옆 건물로 화재가 번지지는 않았으며 인명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이 화재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첫 번째는 아직도 뿌리 뽑지 못하고 남아있는 연구자들의 안전의식 문제이다. 이번 사건에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결국 실험실 사고는 안전문제와 관련된다. 우리대학에서는 정기적으로 실험실 안전수칙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구자들은 더욱 안전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정작 학생들은 학교 측에게서 그와 관련된 정보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화재는 새벽 4시 40분경에 발생했으나 당일 오전 내내 우리대학에서는 아무런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오히려 외부 보도가 더 빨리 발표됐다. 오전에 수업이 있었던 학생들이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생명과학관 앞까지 갔을 정도다. 화재가 발생한 화공실험동은 RC기숙사와 대학원아파트에서 도보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 만일 화공약품으로 인해 유독가스가 발생할 경우 기숙사의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었음에도, 대응방법이나, 하다못해 화재가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대학이 진정으로 학생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연구원과 우리대학 측 모두의 안전 불감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전의식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며, 잠시의 방심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대학과 소방당국의 화재진압은 분명 적절하게 이뤄졌으나, 미연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해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우리대학과 학생의 소통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안이 커졌던 점은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