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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본분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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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호] 2012년 09월 26일 (수) . .
대학의 구성원 중에서 학생의 본분은 학습과 연구, 교원의 본분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라는 데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생은 자신이 가진 능력과 시간을 학습과 연구라는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교원은 자신이 가진 여러 자원을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라는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사반세기 전 포항제철주식회사에 의해 포항공과대학교가 설립되었다. 그 포항제철주식회사는 대일청구권 자금을 전용해 설립되었다. 포항제철을 설립할 때, 우리학교의 설립 이사장이기도 한 고 박태준 사장은 영일만 모래밭에서 사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제철소는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조상의 피 값으로 짓는 것입니다.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 걸고 일을 해야 합니다. 실패하면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 이 ‘우향우 정신’으로 성공시킨 포항제철주식회사가 다시 우리대학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학교의 건학이념의 주어와 술어에 이렇게 썼다. “포항공과대학교는 (중략) 국가와 인류에 봉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우리대학의 동맥에는 조상의 피가 흐르고 있다. 우리대학은 이 나라의 어떤 국립대학교보다도 더 큰 정통성을 안고 더 큰 사명을 띠고 태어난 것이다. 따라서 우리학교의 학생과 교수는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그 어느 대학의 학생과 교수보다도 더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여야 하겠다.
그렇다면 대학 구성원의 또 다른 큰 부분을 이루고 있는 직원의 본분은 무엇일까? 직원의 본분은 바로 학생과 교원이 자신들의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학생이 학습과 연구에 투입할 시간과 노력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교원이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에 투입할 자원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직원의 본분인 것이다.
최근, 행정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본부나 학과의 직원들을 만난 후 직원들의 자세에 불만을 표하는 학생들과 교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공무원들의 대민업무 태도는 매년 놀랄 정도로 향상되고 있는데, 우리학교 직원들의 자세는 오히려 매년 나빠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소리도 들린다. 직원은 자신이 우리학교에 근무하는 이유가, 행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학생과 교원의 일탈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학생과 교원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본분에 보다 더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대학 단 한 사람의 학생, 단 한 사람의 교원이 단 1초라도 더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는 데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본분임을 잊어버린 직원의 활동은 오히려 방해가 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에서 언급된 학생, 교원, 직원 이외에도 우리대학을 이루고 있는 많은 구성원이 있다. 이들도 또한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본분을 망각하는 순간 더 이상 우리대학에서 자신은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장밋빛 비전 2020의 예측과는 달리 앞으로 8년 후가 포항공과대학교 개교 이래 최대의 위기가 될 것이라 말하는 교원들이 많다. 이 때쯤이면 개교 직후 부임한 교수진이 대거 은퇴했거나 하려 하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세대 교수들이 이 세대를 충분히 대신할 정도로 아직 성장하지 못한 상태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이다. 그 때쯤에는 각종 지표에서 국내 타 대학들에 밀려 BK와 같은 대형 국가과제에서 상당수의 학과들이 탈락하는 일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비관론이 그저 노스트라다무스의 불길했던 예언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다. 최근 국내 경쟁 대학들은 과감한 투자 및 기부금 유치로 연구 역량이 양적, 질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거기에 신세대 학생, 교원 후보 및 배우자의 지방생활을 꺼리는 성향이 맞물려, 더 이상 우리학교의 우수 학부생 및 대학원생 유치, 우수 교원 유지 및 확보가 예전 같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답은, 우리대학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결국 이 위기도 우리는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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